모두의 K리그, 원정석에도 배리어프리가 필요합니다.

'모두의 축구장, 모두의 K리그'

 

지난 2020년,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내건 슬로건입니다.

 

이동약자들도 K리그를 즐길 수 있게, K리그의 문턱을 낮춘다는 취지였죠.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K리그 8개 구장의 이동약자를 위한 동선 안내 지도를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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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9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대구FC와 FC서울과의 K리그 1라운드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경기 후, FC서울 서포터즈인 수호신은 성명문을 발표했습니다. 걸개에 대한 항의와 이동약자가 원정석 화장실을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에 대한 성명문이었죠.

 

이동약자가 원정석을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은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해 볼 문제인데, 결국 성명문 앞부분의 배너에 대한 항의 내용 때문에 대부분 축구 커뮤니티에서 '그냥 떼를 쓰는 것 아니냐'라며 정작 정말로 중요한 내용이 뭍힌 점은 유감입니다. FC서울 수호신에게도 당부드립니다. 앞으로 성명문을 작성하기 전에 성명문의 어투가 상대를 비난하려는 것처럼 보이는 어투가 아닌지, 그리고 배너 문제처럼 억지를 부리는 요구가 없는지 확인하고 정말 중요하고 개선이 시급한 문제에 대해서 성명문을 써 주십시오. 

 

대구FC를 응원하는 팬으로써 성명문의 어투 때문에 기분이 조금은 나쁘긴 했지만, 덕분에 원정석의 '배리어 프리'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K리그 홈 경기장에는 모두 휠체어석이 있지만, 원정석에도 휠체어석이 설치된 곳은 전주월드컵경기장, 울산문수축구경기장, 대전월드컵경기장, 인천축구전용구장,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제외하고는 없습니다. (모두의 축구장 정보가 등록된 경기장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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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DGB대구은행파크는 이 문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작은 구장 특성상 원정석에 휠체어 좌석이 없는 것은 물론, 화장실 구조 상 원정팬은 경기장 외부의 원정팬 전용 화장실을 이용해야 합니다.

 

비장애인 관람객은 조금 불편하더라도 계단을 내려가서 원정팬 화장실을 이용하면 되지만, 이동약자에게는 휠체어 석이 없어 원정석 입장 부터가 어려운데다 화장실을 가는 것은 정말 큰 부담입니다.

 

이에 대구FC구단에 제안합니다. 원정석인 N5석 좌석 일부를 개조해 휠체어석을 설치하고, 원정팬 중 이동약자에 한해 W1구역과의 연결통로를 개방해 10번 게이트의 엘리베이터와 W1 구역의 화장실을 이용 가능하도록 개방해 주십시오. 이미 지어진 구조상 이동약자 원정팬과 홈팬의 동선 분리가 되지 않는 점은 아쉽지만, 소프트웨어적인 개선을 통해 이동약자 원정팬도 K리그를 즐길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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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어진 경기장은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 지어질 신축 축구전용경기장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설계를 하면 좋겠습니다. 또 이미 지어진 경기장이라도 시설 개선은 계속 필요해 보입니다. 일반 좌석 일부를 개조해 휠체어 좌석을 설치하고, 원정석에도 이동약자를 위한 경사로나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야 합니다.

 

'모두의 경기장, 모두의 K리그', 원정석의 문턱도 낮아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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