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계약서 비하인드

어제도 오늘도 갈 수 없는 일정이라

속으로만 애태웠습니다.

 

그러다 오후에 조금 무리해서 갈수있을 상황이 생겼고

동료들에겐 미안하지만, 조퇴아닌 조퇴를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집에가서 유니폼을 들고와서 싸인받아야지란 생각과 함께

나는 그에게 뭘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내 머리를 스치는 스토의 게시물이 하나 있었습니다.

깡통갈비에서 돌아온다는 구두계약을 받았다는 글이 떠올랐습니다!!

 

그렇다면 난, 서면 계약이다!

상장용지에 출력하고 융케이스에 끼우자!

2세트를 만들어서 하나씩 나눠가지면 되겠구나 했습니다.

 

포르투갈어로 하면 좋겠지만 

에드가는 영어도 잘하니깐 한글 영어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내가 한국말은 잘 하는데

영어는 짧고 번역기도 어색한 번역이 되니까

어쩌지 하다가...

일면식도 없지만 유학파 회원님에게 부탁을 하자 싶었어요!

현지시간 오후 10시는 넘었길래 조심스러웠습니다만,

디엠을 보내니 바로 답을 주셔서

번역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셨습니다.^^

늦은밤 감사합니다.

 

계약서가 너무 밋밋해서 배경이미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얼짱 몸짱 제반드로 작가님이 떠올라서 

연락을 했더니 수업들어가기 5분전임에도

친절하게 고퀄 이미지를 주셨습니다!

류준열 닮은 제작가님 감사합시다.

 

그리하여 급하게  출력을 해서 퇴근을 하고

집에들러 유니폼을 챙겨서 나오는데

두 딸이 같이 가고 싶다길래

혹시라도 내가 울까봐.. 그냥 오래걸릴수 있다고 안델고 왔지요ㅋ

 

도착해서 40분정도 기다린 끝에 에드가를 만났습니다.

유니폼 싸인하는 동안

'내 나이 마흔몇살인데 생애 처음으로 좋아하게된 선수가 니다 짜식아!

니 많이 보고싶을꺼니깐 회복잘해서 온나

올 때까지 기다릴끼다. 알긋나?' 라고 했더니

고개들어 눈을 보며 땡큐 땡큐 합니다.

 

준비된 계약서를 보여주니, 순간 멈칫하다가 대성통곡합니다. 

그 때 저도 눈물이 터질뻔 했습니다만,

겨우 참았습니다.

한 부 더 펴서 보여주며

'이거는 니꺼, 이거는 내꺼! 여기에 싸인해. 니는 내랑 계약하는기다!'

라고 했더니 울면서 풀 네임 싸인을 합니다.

 

싸인하는 동안 '니 이거 기억나나?'라고

물으며 폰에 있는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또 웁니다. 울면서 뭐라뭐라 하는데

'기억하고 있다 고맙다'라는 건 얼추 들리는데

다른 말을 더 해줬는데 ㅜㅜ 못알아먹었습니다.

 

그런데 계약서 전에 이 사진을 보여줬는지

계약서 후에 보여줬는지 기억이 정확치 않습니다.

겉은 웃고 있지만 제 정신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알리니가 저를 보고 먼저 말을 해줍니다.

'울지마라. 너한테 너무 고맙다.

레고도 기억하고 있다. 우리집에 잘 뒀다.

계약서도 고맙다. 잘 보관할께'

 

그래서 저도 몇 마디 했습니다.

'돈 크라이, 돈 크라이~

유어 페이스 히즈 페이스 하프페이스~'라고 하니

이걸 알아듣네요!!!

와우~라며 웃습니다.

 

'꼭 돌아와한다. 나랑 계약했다. 회복잘해라'했더니

'수술하고 블라블라... 인스타로 연락할께...'

말이 너무 빠르고 제가 영어가 짧아 못 알아먹었습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다시 만난 제반드로 작가님께

싸인을 또 받았습니다.

제반드로 작가님께 또 감사할꺼에요!!

 

마지막에 다같이 노랠불러주고

콜 해주고 단체 사진을 찍은 후에

기다렸다가 셀카를 찍으려는데

손이 너무 후들거려서 폰을 떨어 뜨릴뻔 했습니다.

 

앞에 계신 분께 부탁하려고 폰을 드리려는데

조팡매님이 세상 좋은 미소로 '아, 예~'하고

찍어 주셨습니다.

조팡매님 덕분에 이 귀한 사진을 간직하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오늘 에드가를 만나러 가지 않았다면 어쩔뻔 했나 싶습니다. 

도와주신 분들과

에드가 소식을 전해주시는 분들

이렇게 함께 공유할 수 있게 해주신 토사장님과 토붕님들

너무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건의드리려 합니다.

다음 홈경기 때 전반 9분에 1분간 박수치는 것을

꼭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만난 분의 아이디어인데

경기전 선수단 입장시에 머플러들고 맞이할 때

에드가 유니폼 있으시 분들 모두 유니폼 가지고 오셔서

머플러 대신에 등번호 9번이나 에드가 싸인이 보이게

유니폼을 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수술 잘하고 회복 잘해서 꼭 함께하자는 의미로

에드가에게 힘을 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더 팬들과 함께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위 아 대구!!

 

참고로 에드가, 알리니와의 대화는 의역된 것 입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