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송정골>
기술과 교통의 발달로 이전보다 굴비를 접하기는 쉬워졌습니다. 홈쇼핑의 발달과 함께 굴비 자체는 더 이상 이전처럼 귀한 음식은 아니게 됐습니다.
하지만 보리굴비는 여전히 가격 진입장벽이 높은 음식입니다. 이미 말린 굴비를 한 차례 더 보리속에서 숙성시키는 것인데, 건조 기간이 길고 수율이 낮은 탓에 쉽게 맛 보기는 어렵습니다. 서울에서 제대로 된 보리굴비 한 번 먹으려면 한 끼에 3만원 이상은 투자해야합니다. 혼자 찾아가서 먹는 것도 어렵고요.
하지만 맛도 좋으면서, 가성비가 끝판왕이고 남도 특유의 푸짐한 인심까지 더해진 곳이 있습니다. 고속철도 광주송정역 앞에 위치한 ‘송정골’ 이야기입니다.
일단 이 식당의 장점은, 쌉니다. 정말 가성비가 엄청납니다. 보리굴비 정식 1인분에 1만 5천원, 그것도 2인 이상 방문시에는 1인당 1만 2천원에 보리굴비 정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서울 도심 어지간한 곳 제육볶음 정식 가격이 8천원을 훌쩍 넘는 것을 감안하면 정말 은혜로운 가격입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 정식에는 반찬으로 송정리의 명물 떡갈비, 남도 정식에서 빠질 수 없는 간장 게장도 함께 나옵니다. 여기에 바지락 초무침과 각종 나물을 포함하여 10개가 족히 넘는 반찬을 접하면, 정말로 여기가 맛의 고장 남도라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보리굴비를 먹을 때 빠트릴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차게 식힌 녹차물입니다. 이 녹차물에 밥을 말아, 그 위에 잘게 찢어진 보리굴비 한 조각을 얹어 먹는 것이 보리굴비를 먹을 때 룰. 약간 비릿하면서 짠 맛을 녹차향과 찬 밥이 밸런스 있게 잡아줍니다. 짭조름하면서도 구수하고, 시원한 맛. 여름철 입맛이 떨어졌을 때, 이 만한 메뉴도 없습니다. 말 그대로 밥도둑. 굴비도 살이 충분하고 커서 밥 한공기로는 다 먹지 못할 만큼 많습니다. 밥을 싹 먹고 남은 녹차물을 숭늉 삼아 마무리하면, 든든하고 여름을 이겨낼 수 있는 보양식 한 끼 완성.
이제 곧 휴가철이라 여행을 떠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광주에 들르시면 꼭 한 번 가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광주의 관문인 고속철도 광주송정역에서 도보로 5분입니다.
광주 광산구 광산로19번길 20
매일 11:00 ~ 21:30(B.T 15:00~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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