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님 썰 하나

191201... 준산 놈들은 또다시 준우승 DNA 의 위력에 치를 떨던 그 시간 (정보: 20년에도 또 떨었다) 

징구는 북패와의 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었음 

 

상암 원정에서 정태욱이 오스마르와의 공중볼 경합 도중 코뼈가 부러지고 

경기 운영이 말리자 별의별 기상천외한 개태클로 돌아가면서 치즈를 받던 도중

뜬금없이 김대원이 태클을 점프로 피하려다 허공답보를 할 줄 몰라서 북패 선수 밟았다고 얼탱이없이 치즈를 받는 등 

여러 모로 양측의 감정이 쌓여가던 상황 

 

리그 마지막 경기에다가 상대가 북패? 여러 모로 전투력을 불태우며 서포팅 준비를 하던 중에 

W석에 왠 양복을 빼입은 아죠씨 여럿이 움직이는 거임

뭐고 팔공 시큐 아재들인가 싶어 봤더니 여러 모로 높으신 분들 냄새를 풍기는 게 

"아 구단주님 오셨구나" 했음 

 

시작 전부터 비가 내리다 말다 하며 "시발 우리 날씨속성 비 뜨면 조지는데"를 상기시키더니

결국 메챠쿠챠 Fuck적지근한 경기내용으로 마무리되며 결과적으로 징구는 아챔 진출에 실패, 

북패는 "아챔 티켓을 징구한다" "징구는 아챔 안 대구~" 등의 도발 걸개를 펼치며 ㅈ같은 감정을 한껏 증폭시켜줌 

 

ㅂㄷㅂㄷ하고 있던 와중에 구단주님께서 구장을 빠져나가시는데 

아까 그 양복 입은 아재 (아마도 비서관 같은 공무원이거나 경호인력) 가 옆에서 ㅈㄴ 큰 골프장 우산을 펼쳐줌 

근데 구단주님이 손바닥을 펼쳐서 거절의 뜻을 밝히더니 그대로 비를 맞으면서 W석 지붕 아래를 빠져나오는 거임

 

그대로 W / S 석 사이 게이트로 빠져나가시는데 마침 내리던 빗줄기가 강해졌고

순간적으로 폭우에 가까운 강우량을 그대로 몸으로 받아내며 구단주님은 디팍을 떠나셨음 

 

그거 보고 슬프고 빡치는 와중에도 뭔가 뭉클한 게 있더라 

그동안 지자체장이자 시민구단의 구단주로서 구단에 대해

정치적으로 이용하든, 진지하게 몰입했든 간에 긍/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했던 사람들은 많았지만 

지금 우리 구단주만큼 찐하게 과몰입하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싶음 

그저 "명목상의 구단주" "높으신 분" 으로 막연하게 생각하던 와중에 

주머니에 손 꼽고 12월 차디찬 비를 맞으면서 씁쓸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나니까 

저 양반도 가슴 한켠에는 "낭만"이 있었구나 하고 찡해지더라

 

 

그냥 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