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갔다온 대구B팀 경기 후기

사실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B팀 경기를 보러 갈지 말지 고민하다가

 

막상 경기 시간 다가오니 귀찮기도 하고 스토에서도 간다 안간다 덧글 반반이고 날씨도 안 좋다고 해서 안가야지 싶었음.

 

근데 빨래를 널려고 베란다 창문을 여니, 어쩜 이리 날씨가 좋을까. 창문을 열었는데 밖이 전혀 춥지도 않네, 구글 스피커에게 물어보니 오늘 날씨는 15도 따뜻.

이런 날씨에 집에만 있기는 너무 아까워서 빨래 다 널자마자 그대로 바로 옷만 입고 출발함. (그러느랴 머플러 또 두고옴ㅋㅋㅋㅋㅋ)

 

15도래서 패딩 안 입고 유니폼 위에 골스 후리스만 걸치고 나감. 버스 타러 나갈 때도, 버스 환승할 때 까지도 따뜻했음.

 

 

근데 확실히 산바람은 산바람이다. 경기장 한 15분정도 늦게 도착한 것 같은데 버스 내리자마자 한기가 쫙 느껴짐. 이 순간부터 패딩 안 입은것을 후회함. 심지어 머플러까지 깜빡 잊어서 진짜 추웠음.

 

 

사람 생각보다 많이 왔더라. 한 100명은 올까? 싶었는데 몇백명은 돼 보임. 공식적으로는 307명이라 하니 진짜 300전사 다 왔네.

 

중간에 이종훈 3점슛 ㅋㅋㅋㅋ

 

결국 경기는 5:2 대승!

골 넣을 때마다 뛰었는데 진짜 너무 추워서 살기위해 뛰었던거임ㅋㅋㅋㅋ

 

 

경기장 나가는 길.. 4시 돼니까 진짜 더 추워짐 ㄷㄷㄷ

혼자 온거 아니었음 경기장 앞에서 사진이라도 한장 찍고 갈려 했는데 혼자와서 사진 찍어줄 사람 없어서 바로 버정으로 달려감. 타이밍 맞게 버스도 바로 와서 감ㅋㅋ

 

사실 저는 여기 스토분들 연륜이 비하면 19년 입문한 스타디움을 경험한 적 없는 뉴비라서 스타디움에 대한 추억은 없는데,

19년도 고3때 안산에 살면서 시간이 되는 날이면 와스타디움에 가곤 했음. 물론 고3인지라 학원 시간때문에 몇 경기 못 보긴 했지만.

딱 그때 그 감성. 300전사, 가변석 없는 종합운동장에서 골대 뒷쪽은 자리를 안 열어 골대 부근 W석에 모여있는 서포터들, 비지정 자유석, 트랙 있는 그 시야 그대로.

남들은 스타디움 시절 그 감성을 느낀 경기였겠지만, 저에게는 안산 그리너스 경기 직관하던 와스타디움이 생각나 추억이 돋았습니다. 그러고보니 대구 내려온 뒤로 와스타디움을 가 본 적이 두 번 밖에 없음. 21년도에는 한번도 안 갔고. (심지어 안산은 거리두기 이후에는 서포터들이 안 옴... 북 치고 깃발 흔드는 사람이 없음) 그래서 19년도 자유석이라 경기장 들어와서 좌석 고르고, 어차피 사람 몇명 없어서 응원가를 애초에 별로 안 부르고 북만 치던 그 안산 서포터가 생각나던 경기.

 

아무튼 경기도 이겨서 너무 좋았고, 와스타디움의 그 좌석과 그 시야와 그 서포터들이 생각나던 그런 추억이 돋는 경기었습니다.ㅋㅋㅋ

대구B팀의 B는 Best팀이었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