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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전에 관한 개인적인 소감

빅써클러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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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의 전략은 예상 가능했고, 대구의 고전도 예상 가능했다.

양쪽 다 내용은 빈약하고, 실리적으로 결과를 챙기느냐 마느냐가 중요했다.

결국 운이든 실력이든 선취골을 넣게 되면 우주방어 모드로 버티면서 추가역습을 노리는 승리방정식이 어느 쪽으로 가동되느냐 였다.

대구는 피로감이 올라오는 후반보다 전반에 대등한 경기를 하면서 선취점을 냈어야 했는데... 몇번의 기회를 놓치면서, 강원쪽으로 흐름이 넘어가는 상태였다.

 

대구는 실제 경기 포메이션은 5-3-2 / 5-2-3 이다.

미드필더는 후방에서 전방으로 넘어갈때 순간적인 리터치의 역할만 담당할 뿐, 허리에서 무게중심을 잡고 상대와 허리싸움을 하는 모습이 거의 없는 편이다.

후반 김진혁을 빼고 이용래 투입으로 4-3-3 / 2-5-3 형태로 공세를 펼치려 했지만... 대구의 체력적부담이 가중된 상태였고, 숙련된 형태도 아니었다.

 

미드필더가 공격수에게 볼을 주고 다시 받으며, 다시 후방과 측면에 볼을 주고 받으며... 전방의 움직임에 맞춰 볼 투입이 되는 것이 현대축구의 전형일 것이다.

대구는 허리싸움에서 풀백과 공격수를 좁은 구역에 몰아넣고 로빙볼에 의한 세컨볼을 따내서 공격시 볼점유율을 갖고 공격을 펼치는 모습이 많다.

 

그런데 오늘은 체력적으로 회복이 덜 된 상태이면서, 바람이 많이 불었고 첫 원정경기라 컨디션이 최적화 된 상태는 분명 아니었을 것이다.

선제실점을 할 수는 있지만, 이후 수비수를 줄이고 미드필더를 추가해서 좀 더 많은 공격기회를 창출하려 하는 것은 현대축구의 전형과 좀 더 비슷한 모습으로 보였다.

이때 정교한 빌드업 전술이 필요한데, 그 빌드업의 키플레이어가 항상 있기 마련이다.  서울은 그게 기성용이고, 가마 감독은 라마스에게 그 역할을 부여한듯 하다.

 

가마 감독은 라마스의 발에서 볼 전개를 원하지만... 라마스는 볼 기술은 좋지만, 빌드업의 시작점으로서는 다소 정적인 모습이 있다.

볼을 받기 위한 움직임이 적고, 활동반경도 좁은 편이다. 백승호나 기성용을 보면 활동반경을 크게 넓혀놓고 빈 곳에서 볼을 받아 전개시킨다.

어찌되었건 키플레이어에게 볼이 가야 빌드업이 지휘될 것이 아닌가.  그런데 상대도 그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피지컬이 단단하지도 기동력이 뛰어나지도 않은 라마스의 단점을 집요하게 견제한다.

 

(배구로 치면 서브리시브가 무너지니 그 다음 공격이 안되는 식) 라마스를 계속 공격시작점으로 삼으려 했다면.

해줄 수 있는 허리자원은 중앙 전방으로 밀어올려 힘싸움을 시키고, 라마스의 위치를 적극적으로 조정해줘야 하지 않았을까.

 

비교군을 좀 떠올려 보자면, 우리가 대팍에서 직접 목격했던 기성용과 백승호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둘의 역할은 조금 다르지만, 넓은 활동반경으로 항상 볼을 받기 좋은 위치로 이동을 하면서 미드필더 자원이 그 빈공간에서 계속 연계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라마스 한명만 놓고 보면, 볼 기술과 패스 정확도는 굉장히 매력적인 유닛이지만... 상대팀이 세징야,에드가 뿐만 아니라 오늘의 강원은 라마스도 강하게 막아섰다.

이런 패스마스터가 막히면 다른 미드필더가 지원하거나... 풀백의 전방 도약에서 수비분산과 공간과 시간을 벌어 볼의 흐름을 유지하는 장면을 떠올릴 수 있겠다.

 

그런데 국가대표 홍철이 없다.  수비가담, 공격가담을 모두 해내는 성향의 이태희 능력 자체는 인정하지만 아직은 엊박자가 난다.

케이타는 열심히 뛰어주지만, 후방을 커버링 해주는 안정감이 좋은 편이지... 공격가담-수비가담-중앙지원까지 모든 것을 다 해낼 수는 없다.

결국 양쪽 측면에서 중앙 미드필더 쪽에 대한 연계효과가 미미하고, 숫자싸움에서 안정적으로 지원해주는 모습이 없는 상태다.

그 결과는 당연히 라마스가 고립되고, 볼을 잡아도 상대의 강력한 저항에 이내 볼 소유권을 잃는 모습이 잦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라마스는 활동반경이 넓지 않고 피지컬이 강하거나 단독 중앙돌파로 탈압박을 하는 모습을 거의 못 봤다.

팀 전술적으로 주전자원이 빠져있고, 주력전술인 5-3-2를 변형한 4-1-2-3 포맷에서 빌드업 약속이 확실하지 못한 상태에서 라마스의 고전은 피할 수 없었다.

 

과거 우리가 선제실점을 하고도 후반에 좋은 경기를 해서 상대를 몰아세우는 장면을 상기해보면, 허리에서 볼 소유권을 잃지 않고 버텨주면서.

대구의 좌우 윙백은 참 힘들다. 수비도 하고 전방 롱볼도 날려주면서 미드필더의 중앙 힘싸움에 가담도 하면서, 빠른 타이밍에 얼리크로스가 가능한 곳까지 전진한다.

수비전환 상황에서는 볼이 방출될때 빠른 발을 이용해 미드필더 지역에서 지연동작을 해주고, 반대편 대각선 전환을 대비해 상대 측면공격수까지 빠르게 추격해야 한다.

대구의 양쪽 측면이 가장 먼저 측면을 접수하고, 가장 먼저 후방으로 내려앉는 움직임이 있는 상태에서... 상대도 대구의 중앙만 견제하기가 부담스러웠다.

이런 모습이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  물론 이유는 상대가 작심하고 우리를 상대로 확실하게 후방을 점거하고, 우리 전술형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이겠지.

 

팀 전체적으로 전술이 안정화 되지 못한 상태에서, 체력훈련도 늦은 편이고 시즌 개막은 빨랐다.  체력적으로 이전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쓰면서 전술을 구현해야 되는데.

비록 개막 후 홈에서 3연전을 치뤘다고 하더라도 6일 동안 3경기를 치루는 상황이다.  항상 체력적 부담은 집중력 저하로 이어지는데... 공수에서 자잘한 실수가 누적됐다.

체력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전반전에 좋은 흐름이 있었고 운 좋게 선취점을 넣었으면 결과는 또 몰랐겠지만... 내용상으로 제대로 된 것이 거의 없는 경기였다.

홈개막전 서울전 완패보다 경기력의 완성도가 더 떨어진 경기로 보일만큼, 중계방송을 보는 내내 보기가 불편한 경기였다.

 

감독에게 아쉬운 점은 김천전 시즌 첫 1승을 대단한 성과로 볼 수 없을때, 부임 초기 과감한 실험적 변화를 시도해서 들어갔다면 어땠을까?

시즌 일정이 발표되었을때부터 체력적 첫 고비는 강원원정이라는게 눈에 훤히 보이는 상황이었고... 최용수 감독의 전략이 훤히 예측되는 상황이었다면.

힘든 경기를 예상하고 과감한 변화를 추구해서 승리든 패배든 어떤 실험적 결과값을 얻어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가마 감독의 자신감이 지나치거나 비현실적으로 무모하게 도전적이라면 K리그에서 얻어낼 승점은 의외로 적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필수적인 하향세를 막을 수 없고, 이 하향세를 잘 활용해서 연착륙하면서 과감한 변화나 실험적인 실패의 결과값을 얻어내야... 반등할때 고속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패배 자체야 수많은 경기를 해야 될 국내리그에서 크게 신경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무모하고 남는게 없는 실패가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드필더에서 어떤 식으로든 숫자싸움을 해야 하고, 안정적인 힘싸움의 보강 없이는 서울전이나 오늘 강원전과 같은 힘든 경기는 반복될 것이다.

대구는 수비에서 공격으로 빠르게 넘어가는 것을 중시하기 때문에, 미드필더가 게임리딩, 템포조절을 하면서 실마리를 풀어가야 할때도 안정감이 현격히 떨어진다.

선수구성이 부족한 상태에서도 주력전술 外 변형전술을 가동해야 하고... 포백 수비와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정교한 빌드업 전술이 동반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젠.

언제까지나 세징야-에드가 역습! 역습! .... 주력 전술 하나로만 먹고 살 생각은 이제 그만해야 되지 않을까.

 

구단은 아마도 월드컵 시즌에 국대멤버가 적어 전북-울산 아래에서 뭔가 승부를 걸기 좋은 때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필자 본인은 가마 감독에게 기대하는 것은 팀이 전술적인 다양성과 완성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것이 이뤄질때 팀의 행보가 주목받고 선두권 우승경쟁이 스토리가 될 것이다.

우리가 2019시즌 대팍에서 대박을 친 이유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스토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그들만의 K리그"에서 우승팀이 있었지만... 스토리가 없는 외면받는 우승은 스포츠뉴스의 단신 이하도 이상도 아니었다.

 

지금 유럽축구의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공존하는 시대에서는, 감독이 누가 유명하고 서포터 쪽수가 몇명이고 누가 연고이전을 했네 마네 이딴게 스토리가 아니다.

K리그에서도 유럽에서처럼 전술적 완성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2019시즌에도 '고속역습'이 임팩트가 있었기에 그만큼 스토리가 됐다고 본다.

축구니까 축구적으로 경기력으로 인정받고 회자되는 것이야말로, 우승상금 얼마 안되는 K리그에서 우승보다 더 크고 흥행에도 도움되는 가치가 아닐까.

 

※ 이견은 존중합니다만... 딱히 토론하면서 공방을 펼칠 만큼 많이 알지 못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이고, 강원전 보고 답답함에 적어본 글입니다. 틀렸다면 틀린 말도 있겠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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