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자유

포항이 대구를 홈으로 쓰던 시절 이야기

title:  움직이는 엠블렘9011m 562

34

15

56565656.png.jpg

꺼무위키를 보면 포항이 1987년도에 대구시민운동장(지금의 대팍)을 홈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실제로 1987년의 포항제철 축구단의 홈 구장은 엄연히 대구였음.

 

 

 

0101.png.jpg

1983년 2월 24일자 경향신문,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서 발췌

 

때는 1983년, 이 땅에 프로축구가 출범할 당시의 기사.

 

 

1982년부터 1986년까지의 K리그(당시 슈퍼리그)는 팀마다 연고지가 있기는 했지만

 

우리가 잘 아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이 아니라 과거 배구대잔치처럼 전국을 순회하면서 경기를 하는 방식이었음.

 

그리고 프로팀 외에도 실업팀이 함께 참가했기 때문에 지금의 프로리그라고 하기에는 영 어색한 부분이 있었음.

 

대구, 경북을 연고로 정한 포항제철 축구단 역시 리그 원년에는 실업팀 자격으로 참가했었음

 

물론 이듬해인 1984년부터 프로화를 했음.

 

원년 시즌부터 프로였던 팀은 할렐루야 독수리, 유공 코끼리 둘 뿐이었는데...

 

할렐루야는 대한민국 최초의 프로구단이었지만 여러가지 복잡한 사연으로 1986년부터 실업팀으로 회귀했고.

 

유공 코끼리는 지금의 제주유나이티드로 당시 명목뿐이긴해도 서울/경기/인천 전체를 연고지로 하는 팀이었음

 

지금이야 감귤 이미지가 굉장히 강하지만, 제주로 뜨기 전까지만해도 연고지가 수도권을 벗어난 적이 없는 유일한 팀이었음

 

 

 

아무튼 그 시절 대구에서 열린 리그 공식 경기들은 다음과 같음

 

<1983년: 6경기 개최>

 

1983년 5월 22일(일)
- 대우 3:0 국민 (14:30)
- 할렐루야 2:2 포철 (16:30)

 

1983년 5월 23일(월)
- 유공 0:0 대우 (18:00)
- 포철 1:0 국민 (19:45)

 

1983년 8월 31일(수)
- 할렐루야 3:0 국민은행 (17:00)
- 포항제철 0:2 대우 (19:10)

 

 

 

<1984년: 4경기 개최>

 

1984년 8월 29일(수)
포항제철 3:4 현대 (17:00)
국민은행 1:1 유공 (19:00)

 

1984년 8월 30일(목)
할렐루야 2:1 럭키금성 (17:00)
대우 3:1 한일 (19:00)

 

 

1985년에는 대구에서 개최한 경기가 없음 (마침 옆동네 야구팀 삼성이 통합우승한 해이기도 하네)

 

 

<1986년: 5경기 개최>
 

1986년 3월 22일(토)
럭키금성 1:1 한일 (15:00)

 

1986년 3월 23일(일)
포항제철 0:0 대우 (14:00)


1986년 10월 19일(일)
포항제철 2:0 한일 (11:30)
럭키금성 0:0 현대 (13:30)
대우 4:3 유공 (15:20)

 

 

 

놀라운 것은 이틀 연달아서 경기하는 2연전이 존재했다는 것

 

그 무렵에도 48시간 의무 휴식해야한다는 피파 규정이 있었는데

 

각 리그에게 기속되는 것은 아니었는지 1987년까지의 K리그(슈퍼리그)는 2연전이 존재했음

 

 

어쨌든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리그를 운영하다보니 프로야구와는 달리 흥행은 처참했는지

 

1987년부터 칼을 들이대기 시작했는데, 첫번째로 실업팀을 배제하고 프로팀들만 참가를 하는 것.

 

이 과정에서 한일은행 축구단이 참가를 포기하면서 리그는 6개구단 체제에서 5개구단으로 줄어들었음.

 

 

 

8988080.png.jpg

1987년 1월 9일자 동아일보,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서 발췌

 

그리고 두 번째 개혁은 리그의 홈 앤드 어웨이를 도입하면서

 

진짜 연고지 개념이 생기기 시작함

 

 

 

각 구단들은 경기의 절반을 자신들의 연고지에서 치뤄야했기 때문에 홈 관중 확보가 절실했고.

 

포항제철은 당시 인구 50만이 조금 안 되는 포항보다 4배 많은 대구(당시 200만)에서 홈 경기를 개최하기로 했음.

 

 

686788.png.jpg

1987년 3월 7일자 경향신문,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서 발췌

 

 

909090.png.jpg

1987년 3월 19일자 동아일보,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서 발췌

 

 

포철 축구단의 연고지가 대구라고 나와있는 기사들

 

 

 

 

 

98989.png.jpg

당시에도 존재했던 자동차 경품 (출처는 K리그 공식 유튜브 https://youtu.be/OoFh0d-nCPw)

 

 

언제적 사진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홈팬 유치에 힘 쓴 1987년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무튼 그 해 포철축구단은 16번의 홈 경기 중에서 14번을 대구시민운동장에서 개최하게 되는데

 

경기 결과는 다음과 같음

 

 

1987년 4월 4일(토)
포항제철 0:0 대우 (15:00)

 

1987년 4월 5일(일)
포항제철 0:0 대우 (14:00)

 

1987년 5월 3일(일)
포항제철 2:0 현대 (14:00)

 

1987년 5월 4일(일)
포항제철 2:3 현대 (19:00)

 

1987년 8월 15일(토)
포항제철 2:2 현대 (18:00)

 

1987년 8월 17일(월)
포항제철 4:2 현대 (19:00)

 

1987년 9월 5일(토)
포항제철 2:1 럭키금성 (15:00)

 

1987년 9월 6일(일)
포항제철 2:0 럭키금성 (15:00)


1987년 9월 26일(토)
포항제철 0:2 대우 (19:00)

 

1987년 9월 27일(일)
포항제철 2:0 대우 (19:00)

 

1987년 10월 24일(토)
포항제철 4:1 유공 (15:00)

 

1987년 10월 25일(일)
포항제철 3:0 유공 (15:00)

 

1987년 10월 31일(토)
포항제철 2:3 럭키금성 (15:00)

 

1987년 11월 1일(일)
포항제철 2:0 럭키금성 (15:00)

 

 

경기를 보면 알 수 있듯 1987년의 K리그는 극 일부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모두 2연전 형태로 열렸음.

 

강한 자들만이 살아남는 80년대의 모습.

 

하지만 그 당시에도 불만이 많았는지 주말 2연전은 이듬해인 1988년부터 폐지됨.

 

 

 

 

어쨌든 포항제철 아톰즈는 대구에서만 8승 3무 3패를 기록하고

 

포항 경기와 원정 경기를 모두 종합하면 16승 8승 8패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리그 2위를 차지하고.

 

 

 

 

그 이후로 두 번 다시 대구에서 홈 경기가 열리는 일은 없었다.

 

 

 

자료에는 안 나와있지만 아마 대구에서의 관중 동원이 영 시원찮았나 봄.

 

따지고보면 구단명 자체에 타 지역 이름이 들어가있어서 대구팀이라는 정체성이 없었고.

 

마침 대구시민운동장 바로 옆 건물에는

 

지역 고교 출신들이 선수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리고 있었으니까.

 

 

 

아무튼 포항제철 아톰즈는 이듬해인 1988년부터 포항종합경기장에서만 홈 경기를 개최하게 되고.

 

8989855.png.jpg

1990년 1월 20일자 경향신문,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서 발췌

 

1990년부터 광역연고제에서 도시연고제로 변경됨에 따라

 

포항제철 아톰즈는 팀의 연고지를 대구-경북에서 포항으로 변경하게 되었고.

 

이듬해 1991년에는 국내 최초의 전용구장인 포항스틸야드가 개장하면서 완전히 정착하게 되었음

 

 

 

다만 K리그의 도시연고제가 명목상으로는 1990년이었지만

 

지금처럼 지역명이 반드시 들어가야한다는 규정도 없었고

 

9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지역연고제가 허울 뿐이라는 기사를 자주 접할 수 있었음

 

그래서 그 때까지 연고지를 이전한 케이스는 어느 정도 참작 사유가 되어서 북패, 남패라는 호칭을 붙이지는 않음

 

강원도 연고지를 했던 그 시절의 현대축구단이 그러했음

 

현대축구단은 처음에 강원도를 연고로 했지만 1990년 도시연고제를 실시할 무렵에

 

기업과 연고가 깊은 울산으로 완전히 정착하게 되었음 (물론 수십년 후에 딱 한번 서산에서 하긴 했음)

 

 

그래도 지금만큼 엄격한 도시연고제는 아니라는 걸 당시 기사만 봐도 실감할수 있는데.

 

당장 K리그의 르네상스라 불리었던 1998시즌만해도...

 

16826097_1037208923078209_2726519496266640033_o.jpg

1998년 7월 27일자 경향신문,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서 발췌

 

16992210_1037208926411542_4977999501416767201_o.jpg

1998년 10월 15일자 한겨레,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서 발췌

 

16991599_1037273599738408_5246974021171813803_o.jpg

 

 

16997917_1037208903078211_3343186292496205066_n.jpg

1998년 11월 2일자 동아일보,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서 발췌

 

 

기업명칭으로 불리는 것이 그 당시만해도 아주 쉽게 접할 수 있었음

 

다만 서서히 사라지는 추세였는데, 2002년 월드컵이 끝난 그 시즌부터는 기업명을 거의 못 본 것 같음.

 

이 때만해도 기업명이 멸칭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대구가 창단한 시점에서는 약간 금기어 느낌이 있었던터라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음.

 

 

 

 

 

그리고 K리그라는 명칭도 창단 초기에는 슈퍼리그로 시작했는데

 

이듬해인 1984년부터 무분별한 외래어를 남발한다는 정부의 지적으로 '축구대제전'이란 이름으로 바꾸게 되었고.

 

1987년부터 실업팀을 제외하고 프로팀들만 참가하도록 규정을 바꾸면서 '한국프로축구대회'가 되었다가

 

1994년부터 '코리안리그'가 됐다가 (1993년에 출범한 J리그의 영향으로 K-리그라는 약칭으로 부르기 시작)

 

1996년에는 '한국프로축구대회'로 돌아갔다가

 

1998년이 되어서야 K-리그라는 명칭이 처음 공식적으로 사용되었고

(다만 위에 기사를 보면 알 수 있듯 프로축구로 병기하는 일이 많았음)

 

2010년부터 하이픈을 빼고 K리그가 되었다가

 

2013년부터 승강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면서 1부리그는 K리그 클래식, 2부리그는 K리그 챌린지가 되었다가

 

2018년부터 축협에서 운영하는 세미프로, 아마추어리그와 깔맞춤을 위해 1부리그는 K리그1, 2부리그는 K리그2라는 이름으로 변경되어서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 중.

 

 

 

 

 

 

대팍의 전신이었던 시민운동장의 옛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뿐인데.

 

어쩌다보니 너무 글이 길어졌네.

 

 

아무튼 대팍이 없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그 시절만큼 어려지고는 싶다. ㅠㅠ

 

신고
15
34명이 추천

댓글은 회원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

목록
추천 수 (높은순)
분류 제목 글쓴이 추천 조회 날짜
공지 티켓 양도 게시판이 신설 되었습니다. title: 토사장전용대구스토 +51 1027 24.05.17.12:37
공지 새로 생긴 응원가들을 따라 해보자. ⚽🌞🥳 20 title: 2024 금메달우리집고양이갈치 +55 4939 24.04.29.09:44
공지 후원 안내 공지 title: 토사장전용대구스토 +126 3665 24.02.26.06:38
공지 대구FC 서포터즈 응원가 목록 5 title: 바선생님맨날깨지는대가리 +101 30316 23.05.19.14:29
공지 DAEGUSTO 통합공지 (22.04.22. 수정) title: 음머어어어DAEGUSTO +47 20955 24.02.25.23:06
공지 대구스토의 제휴 사이트 안내와 모집 공지 (21.09.17. 수정) 9 title: 음머어어어DAEGUSTO +44 21587 22.10.03.17:18
인기글 옆동네 대구 루머 16 title: 리카 - 일러스트대구너무조아 +36 418 24.05.23.00:09
인기글 오늘 훈련장 3 심연원존버중 +47 347 24.05.22.23:47
자유
image
title: 요시(노)콘만촌동엄살라 +35 570 22.02.04.01:26
자유
image
title: 2018 홈 유니폼 - 11.세징야피요 +35 315 22.02.01.20:05
뉴스
normal
title: 리카 - 클로즈업파리에서온메시지 +35 476 22.01.29.12:03
자유
normal
title: 바선생님5대째대구FC팬고조.. +35 605 22.01.28.22:01
자유
image
title: 2023 개근상고심해서지은닉네임 +35 506 22.01.28.20:40
홍보
image
title: 김대원그라지예대구지예 +35 609 22.01.22.19:06
자유
image
title: 2005 홈 유니폼NikeA +35 520 22.01.21.21:57
오피셜
normal
title: 바선생님조광래FC +35 433 22.01.12.14:02
자유
normal
title: 세징야 신이놈머스크 +35 527 22.01.11.12:36
자유
normal
title: 요시(노)콘대단한사람조광래 +35 457 22.01.10.00:15
자유
image
title: 슉..슈슉... 에드가에휴 +35 640 22.01.09.11:36
칼럼
normal
title: 리카 - 일러스트부랄깨져도리카 +35 474 22.01.08.14:15
자유
image
title: 리카 - 클로즈업누가내머리에똥쌌어 +35 479 22.01.02.21:34
자유
normal
title: 요시(노)콘손승우 +35 514 21.12.28.19:27
자유
normal
title: 슉..슈슉... 에드가조팡매 +35 457 21.12.25.20:33
자유
image
title: 이진용 - 투입대기이진용 +35 428 21.12.25.15:10
자유
image
title: 고재현 (22)정이수 +35 618 21.12.15.02:31
자유
normal
title: 세징야 신세징야동상건립위원회 +35 342 21.12.12.06:04
사진/영상
image
title: 세징야 - 쿰척쿰척세종징신야 +35 488 21.12.09.00:09
뉴스
normal
title: 제반드로 - DMI기차 +35 288 21.12.06.2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