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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마음 비우고 봤는데

TheFinalE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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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마음은 비우고 봤고.

 

체력을 몰아 쓸 기회가 있는 전반전에 매우 적극적이었지만.

열심히 몸을 쓰는 것에 비해... 마음이 더 급해보였다.

 

우리 팀은 요즘 불과 몇달 사이에 급조된 팀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좋은 공격 타이밍에서 손발이 안맞고, 오늘도 그냥 족구 같은 경기였다.

공간을 선점하는 모습이 사라졌고, 역습이나 빠른 공격전개도 이미 실종된 요즘이다.

 

그나마 달라진 점이라면... 제카를 향해 중앙으로 볼만 던져놓곤 했는데.

과거 에드가의 타겟플레이를 측면후방에서 걸곤 했듯....

제카와 김진혁이 그 위치에서 볼을 받으려 했다.

 

요는 측면에서 리턴이 되면... 중앙으로 반박자 빠르게 공간을 선점하는 움직임이 있어야 했건만.

지금은 그런 유닛도 없고, 죄다 상대 수비 눈앞에서 수비를 달고 움직이고 있어... 투박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지금 높이도 안되고, 속도도 없고, 정교한 패스웍도 없다.

그 상태에서 선수들은 정말 죽어라 열심히 뛴다.  이러면 선수탓은 못하겠고 감독탓이 수순인데.

축구에서... 후방에서 잘 막는다고 능사가 아니라, 때로는 전방에서 무게중심을 올려놓고 해야 될때도 있다.

 

2019시즌에야 그때만 해도 그럴려니 했고, 뭔가 진화되는 모습을 기대했다.

외국인감독 온다고 했을때, 그래 뭔가 부분적으로 체질개선-다양한 전술적 변화가 있을꺼야 기대했다.

그러나 안보인다.  팀이 힘들어지고 한계에 다다르자, 더 나올 것이 없다.

가진 선수라도 최대한 활용하고, 변화를 유도해서... 다양성을 겸비한 팀이 되기를 나는 바랐다.

 

하지만 정해진 주전만 쓰다가, 주전이 빠져있을때.... 팀의 추락을 막을 새로운 동력이 없다.

이럴때를 대비해, 지난 몇년간의 한계를 보완하려고.. 팀을 잘 쥐어짜서 고급성적을 찍은 감독을 손절하고.

더 진화하고 발전하며, 팀의 내성을 키우기 위해.. 외국인감독을 데려온 것이라고 나는 믿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 팀은 그냥 3-4년전과 지금이 전혀 다르지 않다.

그때는 우리를 견제하는 팀이 없었고... 우리는 젊은세대가 무서울것 없이 뭉쳐서 날뛰었다.

오히려 두려움 없이 겁대가리 없이 달려들어 한방 날려보려던 우리는 매우 신선했다.

 

지금은 그런 세대가 아니고, 나름 성인레벨의 팀으로서 전략적으로 구성된 팀이라고 할 수 있지만.

여전히 파이브백에서 전방 원톱까지 족구 스타일의 경합전과 세컨볼에 의지하는 형태로 축구를 해왔으니.

시대적으로 우리의 고인물은 한계까지 온 것이 아닌가.. 매우 비관적으로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오늘이다.

 

승점을 따올거란 기대는 전혀 없었던, 그래서 패배에도 별 감정이 없었던 오늘 패배.

하지만 열심히 뛰는 선수들에게는 위로를 전하고 싶다.

마지막에 케이타 라커룸으로 돌아가지 않고, 벤치에 남아 한참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데...

안타깝지만. 이것이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렸다.

 

개인적으로 직장에서 일도 잘 안풀리고, 오로지 무대포 식으로 결과만 강요받는 요즘이라,

FA선언하고 일터를 떠나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어쩌면 선수들도 그라운드 위에서 비슷한 심정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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