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임 구름, 축협 사면 반대 입장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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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서포터 클럽 구름은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3월 28일 이사회에서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에 대해 사면 조치를 기습 의결한 것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이번 사면 대상에는 2011년 K리그를 파멸의 길로 몰아넣었던 승부조작 사건에 가담한 범죄자 48명이 포함되어 있다. 축구의 기본 정신과 가치를 훼손하고 지지자들의 사랑과 신뢰를 배반한 중대 범죄 행위자들이다. 그럼에도 대한축구협회는 이들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한다.

대한축구협회의 허울 뿐인 축구인 헌장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승리를 위하여 최선을 다한다', '정정당당하게 경기한다', '상대와 동료 선수, 심판과 임원, 관중을 존중한다', '축구의 발전과 권익을 위해 노력한다', '축구에 해가 되는 부정과 부패, 차별과 폭력을 배격한다'

이들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도, 정정당당하지도, 욕망에 잠식된 본인들 외 그 누구도 존중하지 않았다. 승부조작범을 비롯한 비위 행위자들이 한국 축구를 좀 먹는 동안 우리가 사랑하는 축구는 쇠락을 거듭해왔다.

오로지 헌장의 '우리는 축구 가족이다. 서로 돕고 산다'는 서약만이 그들의 추악한 손에 들려 비열하게 나부낄 뿐이다. 우리는 축구의 정신과 원칙을 무시하고 축구계의 발전에 돌이킬 수 없는 해악을 끼친 자들과 한 가족이 될 수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사면 조치를 축구계의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조치가 오히려 분열과 갈등을 더욱 조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정직하게 경기에 임한 선수들과 순수한 마음으로 응원했던 지지자들은 얼마나 더 분노와 배신감 느껴야 하는가? 비겁한 범죄자들이 그들 스스로 저버린 축구계로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된다면 축구계 종사자들과 지지자들은 과연 어떤 교훈을 얻게 될 것인가?

우리는 대한축구협회에 요구한다. 사면 조치를 즉각 취소하라. 100인 명단을 투명히 공개하라. 징계 중인 자들이 유소년·아마추어 단계를 포함한 모든 축구계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하라. 다시는 범죄 행위가 그라운드에 발 붙일 수 없도록 철저한 예방과 근절을 위해 실제적인 노력을 기울여라.

축구의 근간에는 정직과 공정이 있다. 우리는 대한축구협회가 제 식구 챙기기에 급급해 축구의 정신을 스스로 땅에 내던지지 않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