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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 감독님을 누구보다 응원했던 한 사람으로서 드리고 싶은 말입니다

감독님, 우리가 알던 재미있는 축구를 돌려주세요

 

팬들은 호구가 아닙니다

아무리 대가리가 깨졌니 뭐니 떠들어대도

2만원이 넘는 돈, 2시간이 넘는 시간, 엄청난 체력까지 쓰면서 이런 경기를 보고싶진 않습니다

 

물론 감독님이 재미없는 축구를 해도, 팀이 강등권에서 바둥대도 저는 고성동으로 갈겁니다

 

하지만

갈수록 재미있는 축구가 그립습니다

2대0으로 지고 있어도 악착같이 골을 넣던 대구를

후반 95분임에도 어떻게든 동점을 만들어내던 대구를

승패와 관계없이 슈팅과 골을 매구 쏟아붓던 대구를

다시 보고싶습니다

 

이팀을 미친듯이 사랑하다가도 

목이 터져라 다리가 부려져라 응원하던 90분이 물거품되고, 상대의 함성이 대팍을 물들이는 그 1분만큼은

 

"내가 왜 이 팀에 시간과 돈과 체력을 쓰고 상실감을 얻어야하지?" 라는 생각이 듭니다

 

https://daegusto.me/free_board/3941026

제 예전 글만 봐도 아실겁니다

저는 감독님이 계속해서 말씀하시던 "우리가 잘 하는 축구"에 대해 누구보다 공감하고 응원했던 팬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게 정말 우리가 잘하는 축구입니까?

팀이 꼴찌에 머무르고 팀의 비전과 반대로 향하는 이 축구가, 정말 우리가 잘하는 축구입니까?

 

신인 선수의 사기를 꺾고, 노장 선수의 체력을 깎고, 팬들의 미친듯한 사랑을 꺾으며

승점만을 위해 살아남기 위한 이 축구가

 

정말 "우리" 가 잘하는 축구가 맞습니까?

 

다른것들을 꺾으며 "감독님"의 수명만을 늘리는 축구가 아닙니까?

 

물론 이기는 것이 가장 재미있는 축구이긴합니다

팬들은 과정이 좋지 않았어도 오랄라와 카니발 한 번에 일주일을 미소짓는 바보들이니까요

 

하지만 지금

이기지도 못하는, 재미는 커녕 온몸에 힘이 풀리는 이 축구가

과연 우리가 잘하는, 재미있는 축구가 맞을까요?

 

둘 중 하나도 잡지못하는 대구 축구는 그저 "딸깍축구"라는 번지르르한 껍데기에 싸인 감독님의 고집으로만 느껴집니다

 

감독님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우리는 도태됩니다

 

수많은 핑계속에 자신의 고집을 숨기지 마세요

 

감독님, 선수는 떠나도

우리는 죽을때까지 이 팀에 남아야할 사람입니다

 

우리가 진정한 가족이라면

우리가 사랑하는 이 집을 망치고 떠나지 마세요

 

감독님을 누구보다 응원했던 팬으로서 말합니다

 

본인이 바뀌기 싫으면 이 집에서 떠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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