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어떻게 대구의 압박을 파훼했는가.
대구는 승격 이후 가장 주도적인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개막전 승리와 2연승으로 지금까지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챙겼다. 가장 좋은 시작이다. 하지만 3R, 리그 12위 팀 포항을 상대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 할지, 대구에게 숙제를 남겼다.
포항은 어떻게 극찬을 받던 정재상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의 압박을 풀어 나왔을까.
포항은 442 포메이션, 대구는 433 포메이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상했다. 포항은 홍윤상과 이호재를 톱으로 배치한다.
포항은 공격 시에 이태석을 공격적으로 올리고, 신광훈은 후방에 주로 위치하도록 하며 백쓰리를 형성.
선발 투톱 홍윤상과 이호재가 측면으로 이동한다.
대구는 수비 시에 442를 기반으로 한다.
전방에 2명에 있는 대구와 달리, 포항은 후방에 3명이 확보되어 있다. 후방에서 황인재까지 빌드업 가담이 가능한 상황.
박세진은 신광훈과 측면으로 이동한 홍윤상, 둘의 수비를 강요받았다.
신광훈 쪽에 붙으면 측면에 부담이 생기고 황인재 골키퍼의 빌드업 참여로 숫적 열세에 놓인다. 홍윤상 쪽에 붙어 442 수비전형으로 만들어도 전방에서 숫자가 부족하기에 포항 미드필더 쪽으로 공이 통과한다.
결국 포항은 측면에서 주닝요 / 이태석 둘 중 한명은 프리로 놓인다.
측면에 공중볼이 강한 이호재가 가담했다. 포항은 한 방향에 몰아놓고 이호재나 측면을 바라보는 롱킥을 자주 때렸다. 이는 포항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박세진의 가담 실패로 정우재와 카이오는 숫적 열세에 놓인다. 1:2나 2:3 상황이 나왔다. 측면에서 수비수들이 한명씩 끌리고, 중앙 미드필더(요시노, 라마스)의 후방 지원이 적은 상황에서 대구 백포의 간격은 더 벌어졌다. 이는 포항에 기회로 왔다.
포항이 노린 수 중 가장 좋았던 장면. 후방에 충분한 수가 확보 되었기에 대구 수비를 끌어도 안정적이었고, 이호재를 노린 정확한 헤딩에 사이드의 숫적 우위를 살릴 수도 있었다.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아 볼이 튀었고, 측면에서 정우재의 영향이 적었다. 또한 몸싸움에 관대한 주심 성향에 따라 이 상황은 더 심화되었다.
후반전, 대구는 고재현을 투입한다. 고재현을 신광훈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전방에 3:3 상황을 만들어 주었다. 또한 라인 시작점을 한 칸 내리며 황인재 골키퍼의 빌드업 가담을 줄였다. (에드가 투입 후에는 세징야가 이 역할을 이어 받았다.)
고재현은 황재원의 오버랩/인버티드 플레이 중 나오는 빈 공간까지 커버하는 모습을 보이며 포항 이태석의 공격을 보완했다.
이찬동이 들어가는 65분, 대구는 수비가담이 적은 세징야를 톱 자리로 올렸다. 중앙에서도 맨투맨 상황이 만들어졌고, 이때부터 포항은 조르지와 이호재를 바라보는 롱볼이 강제되었다. 비교적 막기 쉬운 볼이 떨어지며 대구는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중앙에서 오버페이스로 후방 빌드업을 도와주던 오베르단, 한찬희가 체력적인 이유로 가담이 적어지자, 78분 이후로는 대구 페이스로 경기했다. 다만 대구도 체력적 문제가 있었고, 서로 물어지는 경기가 나오면서 크게 좋은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94분, 심판은 휘슬을 불어 경기를 끝냈다. 1위 팀과 12위 팀 대결, 첫 개막 3연승 도전, 원정석 30초 매진이라는 기대감에 비하면 아쉬운 결과였다.
후반전에 나오는 대응은 좋았으나, 솔직히 포항이라서 통한 듯해 보인다. 당장 다음 라운드에 만나는 팀이 측면이 강한 대전임을 감안했을 때, 더욱 확실한 대처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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