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 18R 제주전 후기 ( 부제 :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제주도에 갔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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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에 대한 전문적 지식보다는 같이 맥주 한잔 마시면서 후토크 하듯이 작성하는 글이므로 댓글로 많은 관심과 소통 부탁드려요!
음슴체,반말체 정중히 사양합니다.부탁입니다. 생산적인 토론은 언제든지 환영하니 비추 대신 댓글로 남겨주세요.
10대부터 40대까지 남녀노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쓰기 위해서 어려운 용어나 표현들은 가급적 자제하고 있습니다.딥한 전술 얘기는 댓글로 얼마든지 가능하니 많댓부!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제주도에 갔었는데
공항에서 15분 거리에 [제주만금국수] 여기 맛있습니다. 일반적인 고기국수랑 달리 몸국 베이스 같은데 상당히 묵직한 맛이라 포만감이 장난 아닙니다.
지나가다 우연히 들린 [제주마 방목지]도 좋았습니다. 탁 트인 초원 양쪽으로 말이 한 100마리는 되보이던데 얻어걸린 장관이었네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겟지만 올레시장 바로 옆에 [코리아마트]는 현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인데 회포장은 올레시장말고 이쪽을 이용하시는게 가성비 측면에서 압도적입니다.
숙소가 너무 맘에 들어서 좀 쉬다가 나와서 돌아다니는데 '정말 우연히' 그날 축구 경기가 있더라구요?? 오 제주도에 축구장이 있구나.. 하면서 구경이나 해볼까 하고 들어가봤습니다. 생각보다 하늘색 입은 분들이 많이 계셔서 놀랏습니다ㅎㅎ
제주월드컵경기장 이모저모
뒤에 바다가 보이는건 역대급. 개방감도 좋고 바람 솔솔 부는 것까지 다 좋았는데 관중이 너무 적어서 아쉬웠고 팀 특성이 그런건지 장내 안내멘트 (ㅇㅇ중학교에서 오셧습니다 등등) 를 경기 중에 계속 하는건 어수선한 분위기에 일조하는 느낌.
개방형이라 소리가 분산되는걸 감안하더라도 장내 마이크 전달력이 안좋아서 뭐라는지 거의 안들리는 건 개선이 필요해보였고 장내 아나운서분의 선수 콜해주는 부분은 인상적이었습니다. ufc나 wwe 링아나운서 스타일인데 많이 참고하신듯
그리고 거북이-비행기랑 오마이걸-돌핀은 플레이리스트에서 조용히 삭제했습니다 후후.. 저 노래들이 그렇게 킹받을줄은ㅋㅋ
오늘은 별로 안하고싶은데 축구 얘기 안하면 안되나요? 그래도 해야겠죠?!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선발 라인업
이찬동 포함 제주 출신만 4명이 명단에 이름을 올렷습니다. 정우재를 포함하면 팀에 5명이 제주 출신. 여차하면 전원 선발도 가능하다고 봤었는데 정우재가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것은 대단히 아쉽습니다. 마지막 출전이 4월 9일이네요.
병수볼은 부상자들이 복귀해도 5-4-1 기반의 역습축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직전 경기에서 라이트윙이 이림이었기 때문에 김주공의 선발은 쉽게 예상 가능했고 반칸 전진해서 후방 빌드업을 맡았던 이찬동 대신 박진영을 투입해 플랫하게 배치했습니다.
간격을 좁히고 라인은 높게
(평소랑 달리 대각선에서 직관하는 바람에 시야가 달라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풀경기 복습은 못하겠어요 죄송합니다ㅠㅠ)
수비라인은 박스 위로 올라오고 1선은 내려와서 공수간격을 전보다 타이트하게 유지한 채 역습을 노리는 전술로 들고 나왔고, 전반에는 꽤 유효했습니다.
광주전에 이어 에드가를 최전방에 박아두는 것이 아니라 중원까지 내려서 역습의 기점으로 사용했는데 받고 버티고 찔러주는 역할로는 아직도 상당한 수준임을 보여주면서 최근 몇 경기 모습은 회춘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의 폼이네요.
주공아 억지로 온거 아니지..?
톱과 윙, 10번까지 오가는 김주공은 사실상 에드가와 투톱을 이루면서 중앙에서 플레이했는데 솔직한 심정으론 '아 저게 축구선수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나온 역습 찬스를 날린 장면 정도를 제외하면 볼 흐름을 살리는 간결한 연계의 타이밍과 정확도 모두 좋았고 공간을 보고 뛰어들어가는 움직임까지 최근 국내 대구 선수들에게서 볼 수 없던 플레이라 여러번 놀랏습니다.
경기 전에 '이적 첫 경기에 친정팀에 골 넣으면 볼만하겠다' 고 했었는데 진짜 터트리면서 쾌조의 스타트. 이미 대구 유니폼 입고 뛰었으니 이제 어디 못간다.
정치인에게 남은 시간은 2경기
외인 미드필더는 확정인듯 하고 나머지 한자리를 윙으로 데려올지 스트라이커로 데려올지 모르겠으나 세징야, 김주공, 영입으로 선발라인업을 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정치인에게 남은 선발 기회는 두 경기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합니다. 반드시.
다큐 영상에도 나왔듯 본인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텐데 저런 상태로는 잘하던 것도 못하게 될거고 컨디션 관리도 안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부터 들었는데 아니나다를까 경기장에서도 그게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지금 같은 역습 시스템(빠르게 중앙으로 연결-> 다시 측면으로 벌리는)에서는 레프트윙에게 1:1 상황이 계속해서 나올텐데 저는 그냥 '저 역할 세징야가 하면 그래도 공격은 되겟다' 라고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본인이 가진 능력에 비해 과도한 부담을 받으면서 할 줄 알던 것도 못하는 수준에 이르럿는데 이미 작년 최영은, 고재현만큼 욕을 먹고 있어서 굳이 저까지 같이 더 욕하진 않겠습니다.
군계일학 이창민
저는 이창민, 신진호, 이명주처럼 많이 뛰면서 전환패스 쫙쫙 뿌리는 유형의 미드필더를 가장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이창민을 최고로 칩니다. 저렇게 자기 맘대로 전환패스 뿌리면 축구가 얼마나 재밋을까요.
제주는 지독하리만치 로빙패스로 측면 뒷공간만 파는 전술을 들고 나왔는데 이창민-남태희-이탈로 3미들을 감당하기에 우리 중원은 버거웠습니다. (안보고싶었지만) 하이라이트를 다시 보니 역전골 어시스트도 이창민이었네요.
한종무 아웃이 패착
부상이 아니고서야 이해할 수 없는 교체였습니다. 라마스를 2미들로 쓰는 이상 파트너로 가능한 선수는 이진용과 한종무 둘 뿐이라고 보는데 그 넓은 공간을 커버하기에 이찬동의 발은 너무 느립니다.
현재의 이찬동은 포어리베로나 3미들의 6번 정도만 제한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홍정운이 다음 경기부터 바로 중앙 센터백으로 투입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자토바의 영입으로 인해 이찬동은 5-4-1 체제 하에서는 홍정운의 백업 정도가 적합해보입니다.
어폐가 있을 수 있는데 이찬동이 들어가서 게임을 망쳤다는 것이 아니라 한종무가 해주던 활동량이 빠져버리면서 후반 내내 반코트 게임이 된 것이라고 봅니다.
라마스에 대한 아쉬움
애초에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애석하게도 그동안 보여준 모습으로 봤을 때 '세없라왕'은 안되는 듯 합니다.
윙+톱이 아니라 중미+톱or윙으로 외인보강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라마스는 세징야와 함께 공격수로 뛰던가 아니면 세징야의 백업으로 들어가지 않을까 싶네요. 기대치와 계약규모를 생각하면 아쉬운게 사실입니다.
두 경기만에 보여준 병수볼의 장단점
좌측에서 1대1 상황을 계속 만들어주는 전술이라던가 라마스, 에드가, 김주공의 3인 역습도 단기간에 꽤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만 본인이 들고온 플랜A를 쉽게 버리지 못하는 고집으로 인해 교체 타이밍이 늦어진다는 특유의 문제점도 함께 보여줬습니다.
물론 벤치 뎁스를 생각하면 그 상황에서 누굴 쓸래? 라고 할 법 하지만 첫번째 실점 때 였나요? 조끼 벗고 뛰어오던 이진용을 다시 벤치에 앉히는 타이밍은 아쉬웠습니다. 제주가 볼 돌리느라 딜레이 된 부분도 있지만 80분 이후에만 교체한 3명은 크게 의미가 없던 무브가 아니었나 싶네요.
교체타이밍, 선수단 퀄리티보다 더 큰 문제
선수들 체력이 안됩니다. 사실 동계 때 체력훈련 제대로 안했다는 소문은 저도 들었는데 작년에 전북이 1년 내낸 골골댄 이유도 페트레스쿠가 체력훈련 안해서였다는걸 생각하면 솔직히 후반기 반등을 크게 기대하기가 힘드네요.
작년 전북은 여름에만 10명의 선수를 영입해 '전북에서 동계를 치르지 않은 선수들'로 후반기를 땜빵했는데 우리도 지금 데려오는 선수들을 닥주전으로 쓰면서 '동계 잘못 보낸 선수들의 선발 숫자'를 최대한 줄이는게 현실적인 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약속의 땅 서귀포였는데
올시즌 선제득점 경기 무패라는 기록마저 깨지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올시즌 제주가 선제실점 시 승리가 없었다는걸 생각하면 이번 역전패는 비행기 값 이상의 상처를 주었네요.
2주 간의 휴식기 동안 김병수 감독이 팀을 얼마나 만들었을지, 김주공과 이진용의 가세는 얼마나 도움될지, 약속의 땅 서귀포는 우리를 배신하지 않을거라는 믿음까지 모조리 져버리는 무기력한 후반전은 진짜 이제는 포기하는게 편할까? 라는 생각까지 줍니다.
정규라운드 안에 강등 확정 안될려면
이겻으면 '이 정도 보강했으면 부상자들 돌아오면 후반기 괜찮겠지'라고 프런트에서 안주했을 것 같은데 정신차리시고 남은 외인 한 자리에 돈을 배로 투자해서 급을 올리던지 국내 선수들 바이아웃을 지르던지 추가영입은 계속해서 필요합니다.
영입 쉽지 않은거 아는데 이해는 해도 용납은 불가능한 상황이니 연금술을 해서라도 만들어내세요.
정말 희망은 없는걸까
똑같이 앓는 소리 하기보단 어떻게든 희망을 드리고싶은게 제 마음입니다만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도 사실이네요. 상황이야 다들 너무도 잘 아실테니 팩트 폭행은 멈추고 일단 우리는 세징야 복귀와 새로운 외인들이 합류하는 7월부터 진짜 시즌을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기다리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사실 여름 이적시장 전에 9위랑 승점이 두자리로 벌어지면 강등권 탈출은 불가능하다고 했었던 것도 접니다만 길게 생각하지말고 한 경기 한경기만 바라보고 응원하는게 (그거마저 쉽지 않지만) 덜 고통스러운 마음가짐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끝으로
팬들이 부끄러워 하는 팀이 되지않게 해주세요. 남은 6월 2경기는 지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올레시장 주차장 바로 앞에서 누군지도 모르는데 유니폼만 보고 꾸벅 인사해주셨던 분 반가웠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은 작성자의 유일한 낙입니다. 많댓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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