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 19R 포항전 후기 ( 부제 : 저는 이제 일희일희 하겠습니다 희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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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에 대한 전문적 지식보다는 같이 맥주 한잔 마시면서 후토크 하듯이 작성하는 글이므로 댓글로 많은 관심과 소통 부탁드려요!
음슴체,반말체 정중히 사양합니다.부탁입니다. 생산적인 토론은 언제든지 환영하니 비추 대신 댓글로 남겨주세요.
10대부터 40대까지 남녀노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쓰기 위해서 어려운 용어나 표현들은 가급적 자제하고 있습니다.딥한 전술 얘기는 댓글로 얼마든지 가능하니 많댓부!
이적생 전원 선발
토요일에 풀타임을 소화했던 에드가와 라마스를 벤치스타트 시키면서 여름 이적시장에서 합류한 김주공, 정현철, 홍정운이 모두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홍정운의 선발은 당연한것이라 생각했지만 6개월 공백을 생각했을 때 정현철의 선발은 상당히 의외였습니다.
343과 442를 오가는 포메이션
김주공이 에드가와 투톱을 이뤄 중앙을 벗어나지 않았고, 황재원이 정치인과 거의 동일선상으로 뛰었기 때문에 공격 시에는 확실히 442로 볼 수 있는데 수비 상황에서도 김주공이 상대 우측 윙백을 막는 것이 아니라 중앙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딸깍 541과는 수비 전형에서도 조금 다른 모양새였습니다.
시작하자마자 돋보이는 홍정운의 라인 컨트롤
느린 발과 약한 피지컬로 인해 1대1에서 심하게 털렷던 몇몇 장면의 임팩트 때문에 홍정운을 너무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홍정운의 최고 장점은 끊임없이 라인을 컨트롤하며 팀 수비를 이끌어주는 능력이죠.
맨투는 약하지만 없으면 티가 많이 났던 선수이고 작년부터 팔공산성이 붕괴된 것에는 홍정운의 이탈이 상당부분 지분이 있다고 봅니다.
사실 이번 경기에서 홍정운과 같이 발을 맞춰본 선수가 몇 명 없었음에도 전혀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플레이해주었고, 특히 박진영을 거의 등 뒤에 조이패드 연결한 것처럼 끝없이 자리 잡아주는 모습은 참 반가웠습니다.
카이오의 연속 따봉만 봐도 홍정운의 가세는 팀에 상당한 플러스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볼 잡으면 어떻게 할지 몰라하던 어린 센터백들에 비하면 그 노련미는 든든 국밥 그 자체였네요.
정말 기대 안했는데 무난하게 1인분 해준 정현철의 데뷔전
외인 쿼터로 미드필더를 보강해버리면서 중앙자원이 졸지에 과포화라고 해도 될 상태라 7월부터 얼마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정현철의 데뷔전은 무난과 훌륭 사이 정도의 평가를 줘도 될 듯 합니다.
그동안 대구에서 보기 힘들었던 전형적인 6번(수비형 미드필더) 성향의 선수이고 6개월 공백과 팀에 합류한지 얼마 안된 것 치고는 길목차단, 템포조절 모두 괜찮은 모습. 당장 3일 전 이찬동과 비교하면 정현철이 더 경기에 잘 녹아든 느낌이었습니다.
전반전 혼자 사람 같던 한종무
정치인과 정재상이 고전하는 전방을 바로 뒤에서 정말 많이 뛰어주면서 그나마 사람처럼 플레이 했습니다. 뎁스 측면에서는 희소식이지만 풀스쿼드 기준으로는 한종무도 입지가 좀 애매해질 수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자토바의 성공 여부에 따라 파트너로 누가 낙점 받을지 궁금해집니다.
김병수 감독의 철학이 드러나는 후방 빌드업
무작정 걷어내기보다는 어떻게든 볼을 소유&전진하고자 하는데 보는 입장에선 불안하거나(오승훈 터치 미스), 답답할 수 있지만(센터백들의 뒷키타카) 아무리 선수비 후역습이라도 볼을 갖고 있어야 공격을 할 수있다는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문제점이 하나 발생하는데 사실상 라이트백으로 나왔던 박진영이 전반 내내 상대 골대를 등지고 볼을 받으면서 우측 전개를 스스로 차단했고 후반에는 갑분 드리블 돌파를 보여주긴 했지만 완전히 풀백으로 뛰기에는 조금 애매한 모습.
황재원을 마음껏 전진시키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패스를 넣어줄 선수가 필요한데 그 역할을 정우재가 완벽히 소화하면서 지금 같은 변형 백3 전술에서는 정우재를 우토퍼로 기용하는 것이 공격 측면에서는 베스트라는 생각이 듭니다.
핵심적인 위치가 될 것으로 보이는 우측 센터백 자리
김진혁은 복귀 시점에 대한 기약이 없으니 7월에 돌아오는 조진우가 바로 우토퍼로 투입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의 부족한 발밑을 생각하면 지금처럼 풀백과 센터백을 오가는 하이브리드 포지션 소화가 가능할지에 대한 강한 의문이 듭니다.
그렇다고 정우재or장성원을 우측에 세우고 아예 백4로 나서자니 홍정운의 맨마킹으로 1부 떡대 톱들을 막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남구요. 아버지께서 알아서 잘 해주실거라 믿습니다.
권태영 투입이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
정치인과 장성원은 공격 동선이 완벽히 겹치기 때문에 정-장 라인은 서로에게 마이너스 효과만 줄 뿐이라는 것을 후반 권태영 투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권태영이 안으로 파고 들어 비는 좌측면을 장성원이 들어가주면서 장성원까지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결국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는데 성공했네요. 물론 권태영의 기량 자체도 정치인보다 월등했습니다.
7월부터는 세징야-제오바니 양날개가 가동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권태영은 전반 배터리 혹은 후반 조커 자리를 놓고 정치인과 경쟁하는 위치라고 생각됩니다. 병수쌤 강원전은 권태영 풀타임 시켜주세요 제발요..
재상맘의 냉정한 정재상 평가
팬들 여론에 비해 잠재력을 높게 보고 있는 편이지만 애매한 것이 사실입니다. 플레이스타일부터 정통 타겟터는 적합하지 않아보이고 현실적으로 외인 톱을 옆에서 받치는 처친 투톱 정도가 베스트 포지션으로 보이는데 그러기에는 확실한 무기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프로 2년차의 어린 선수이고 내년에 한태희로 키퍼 세대 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팀에 마땅한 u22자원 (내년엔 04년생까지죠)이 없기 때문에 정재상은 안고 죽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침 선수들 잘 키우는 좋은 감독님이 오셧으니 잘 배워서 내년부터는 확실히 좋은 선수가 되어주길.
에드가의 회춘은 영입과도 같다
이제 에드가 계약해지 하라는 사람 없죠? 그동안 잘못된 사용법으로 노인학대 당하며 온갖 억까 당하는걸 보면서 '에드가가 할 수 있는걸 시켜야된다'고 그렇게 떠들어온 보람을 살짝 느꼇습니다.
몸상태 자체도 좋아보이고 김병수 감독이 에드가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최대한 뽑아내고 있습니다. 사실 외인 톱이 영입되어도 저런 포스트플레이를 에드가보다 '확실히' 잘해준다는 보장이 없을뿐더러 에드가가 이렇게 해주면 9번 영입은 중복투자가 되는 셈이라 지금만 같으면 이해가 됩니다.
세징야-김주공-제오바니 선발 3톱에 에드가는 3-40분 정도 후반조커로 매 경기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에드가는 참 에드가네요. 솔직히 에드가 골 들어갔을 때 좀 울었습니다.
오짱 is back
실점 장면은 너무 운이 없었기 때문에 누구 실책이라고 하긴 애매하니 넘어가고, 체감상 '확실히 실점이다' 싶은 장면만 3개 정도를 막아주면서 소위 '긁히는 날' 이었는데 부상 복귀 이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리그1 최고령 골키퍼(라는 말을 본인은 매우 싫어하는 듯 합니다만) 로써 팀이 가장 어려운 시기일 때 베테랑의 소중함을 보여줘서 고맙습니다. 마침 팔공산성 리더도 복귀했으니 올시즌 단 한차례 뿐인 클린시트에 반드시 성공해주길.
도대체 상무에서는 뭘 가르치는걸까?
모두가 기다렷던 이진용의 복귀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전역 직후 리그 정상급 윙포워드였던 정치인의 현재를 생각하면 진용이도 군대 물이 언제 어떻게 빠질지는 모르지만 공 잡으면 바닥만 보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갑자기 애가 축구를 하네요..?
라마스-자토바 동시기용이 아니라면 중앙 한자리를 놓고 많은 선수들이 경쟁해야 하는데 투박 그 자체였던 과거의 이진용이라면 기술을 중시하는 김병수감독의 선택을 받기 힘들었겠지만 '군대에서 축구를 배워온' 이진용이라면 주전 경쟁에서 확실히 강점이 있습니다.
경기 끝나고 우연히 진용이 어머님을 뵈서 여쭤봤는데 상무에서 경기에 못 나온 것 때문에 더 이악물고 훈련했다고 하더라구요. 역시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녀석..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에는 '최소' 부주장단에 합류하지 않을까요?
기어코 지켜낸 포항 대팍 무승 기록
19년 대팍 개장 이후 포항과의 상대전적은 3승 6무(22 fa컵 1승 포함)로 대부분 무승부이긴 하지만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습니다.
약속의 땅 서귀포는 이미 작년 1로빈에서도 0:1 패배로 기록이 깨진 적이 있었기 때문에 역전패가 뼈아프지만 얼른 잊어버리고 포항의 바짓가랭이 잡고 늘어진 것에 만족하자구요. 마침 수엪의 2:3 역전패까지 더해져서 비겻어도 이긴 기분.
저는 그냥 일희일희 할래요
너무도 실망스러웠던 제주전이 불과 3일 전이었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교체타이밍도 완벽했고,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김병수 감독은 90분 전체를 보고 게임 플랜을 준비한 것으로 보입니다. (후반 경기력을 90분 유지할 체력이 안된다는 판단이 아니엇을지)
영입 퀄리티가 아쉽다는 평이 많지만 졸지에 머릿수는 꽤 많이 채웠고 외인은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생각하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2월에 20만원 주고 항공권 예매하는 바람에 제주도 가서 축구 잊을려고 발버둥치고 왔는데 이런 경기를 눈물 흘리며 보고나니 사람 마음이라는게 참 쉽게 포기가 안되네요. 다음 경기에 또 실망스러운 모습이 나오더라도 이제 쉽게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필사즉생 필생즉사
현실적으로 꼴지인 것은 변함 없고 8경기 째 승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후반전 '해보자,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습니다.
스쿼드는 김병수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광주전이 저점이었고 이적생과 전역선수, 부상자들이 돌아올 일만 남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뎁스는 좋아질 것입니다.
통산 기록들을 찾아보면 이미 반등하기엔 너무 늦은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기록들 중에는 전반기 1승, 후반기 13승의 2018시즌 대구도 있다는 거. 발을 빼기엔 이팀은 우리 삶에 너무 깊숙히 들어와있습니다.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자는 생각으로 끝까지 함께 합시다.
끝으로
스플릿 전에 강등 확정되겠다 싶었던 전반과 달리 오랜만에 축구 같은 축구를 본 것 같은 후반전이었습니다. 강원과의 맞대결은 늘 홈 팀이 절대 강세였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지만 7월 대반등의 초석을 다진다는 생각으로 반드시 승점 획득에 성공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은 작성자의 유일한 낙입니다. 많댓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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