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틸트>

드라마 심야식당을 기억하시나요. 메뉴판엔 된장국 정식 하나 뿐이지만, 손님이 만들어달라면 뭐든지 만들어준다는 식당. 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식당은 아니지만 여러분이 원하는 술을 만들어주는 곳, bar tilt를 소개해드립니다.

 

틸트엔 메뉴판이 없습니다. 손님들이 메뉴판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아예 없진 않은데, 메뉴판에서 고르는 건 이 가게의 매력을 90% 이상 떨어트립니다.

 

입장하시면 마스터가 손님에게 묻습니다. 어떤 술을 마시고 싶은지 알려주시면 알아서 만들어준다고요. 예를 들어 "상큼한 맛, 도수 높게" 이렇게 구체적으로 해주셔도 되고, "오늘 직장상사한테 완전 깨졌는데 기분 풀 술좀 주세요"라 하시면 그에 맞게 또 만들어줍니다.

 

이렇게 애매하게 주문해도 찰떡같이 맞춰 칵테일을 내줍니다. 실력은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Korea best bar 100에 랭크됐을 정도니까요.

 

흔히 아는 칵테일 중에 가장 추천드리는 건 마티니입니다. 특히 드라이한 맛을 좋아하시는 분께는 더욱 추천드립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칵테일도 본인 취향을 덧붙여 주시면 반영해서 만들어줍니다.

 

 

<마스터가 가장 자신있게 내놓는 드라이 마티니>

 

그리고 미리 예약을 한다면, 평소 미디어를 통해서 만날 수 있는 술 조합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은하영웅전설' 주인공 양 웬리가 즐겨마시는 홍차+브랜디 조합. 실제 드셔보시면 정말 훌륭합니다(다만 그 풍미때문에 덮어놓고 마시면 다음 날 죽습니다)

 

원래는 안주를 팔지 않아 배달을 시켜먹거나 직접 가져왔는데, 요새는 웰컴 푸드 혹은 당일 한정으로 몇몇 음식들이 나옵니다. 날이 갈수록 마스터의 손맛이 늘고 있지만, 술의 명성에 비해선 살짝 부족합니다. 지금도 배달이나 직접 음식을 가져가도 무방합니다. 지금까지 가장 특이했던 손님은 돼지고기 10근과 부루스타를 들고와 바에서 직접 고기를 구워 술안주로 드셨다고 합니다. 

 

마스터 주영준씨는 연세대 사회학 박사 출신으로 위스키 관련 서적을 번역한 만큼 술과 그 배경에 있는 지식들에 정통합니다. 편안하면서 다방면의 이야기가 가능하신 분이니 혼자 가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보조 바텐더와 마스터가 교대로 근무합니다. 마스터가 근무하는 날에 가고싶으시면 트위터 @bartilt 혹은 인스타그램 @bartilt.sinchon 으로 미리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서대문구 연세로11길 27, 2층
매일 1930 - 2600

 

덧. 마스터랑 토사장이랑 외모 싱크로 겁나 높음. 처음에 토사장봤을때 마스터 동생인줄. 마스터는 화, 수 가게 안나옴 참고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