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럽 선진 축구문화 탐방 - 페렌츠바로시 TC

안녕하세요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2개월짜리 출장나온 외노자입니다.

주 6일 근무 60시간을 채워버리는 격무에 시달리고 있지만 출장을 나와서도 축구를 놓지 못하여 오늘도 아침을 먹으며 개랑전을 보았습니다.

(정씨 개꼬시다 ㅋㅋ)

 

사실 한국 시간으로 오늘 새벽, 여러분들이 개랑전을 기대하며 잠에 들었던 그 시각에 저는 헝가리 리그 넴제티 버이녹샤그 1 (뭐?) 1위팀 페렌츠바로시 TC 경기를 보고 왔습니다. 

 

네, 사실 출장자 숙소에 걸어서 30분 걸리길래 한번 가봤습니다.

 

기본적인 소개를 하자면 페렌츠바로시는 부다페스트 내 3개의 클럽중 가장 강팀으로 올해까지 33회 리그 우승, 최근 리그 4연패(18-19, 19-20, 20-21, 21-22) 중입니다. 

예전에 류승우(현 개랑) 선수가 잠시 임대로 이 팀에서 뛴 적이 있다네요.

자세한 내용은 꺼라에서 검ㅅ....

 

홈 경기장은 그루파마 아레나로 약 23,000명 수용인원에 그렇게 엄청 크지는 않지만 지은지 오래되지 않아 나름 깔끔한 경기장이었습니다.

 

[어?! 새?! 개랑?!]

 

헝가리 리그 경기 관람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어 맨땅에 헤딩으로 경기를 보고 왔습니다.

 

1. 티켓 구매

경기장 입장을 위해 티켓 구매를 해야하는데, 여기엔 팬카드라는 특이한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 녀석이 없으면 애초에 티켓 구매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응?)

팬카드 하나 당 티켓 1장만 구매 가능하고 인터넷 예매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근데 이 녀석은 온라인으로는 만들 수 없고 경기장에 직접 방문하여 등록카드 작성하고, 사진찍고, 손바닥 인식시키고...

(+ 유럽인의 느긋한 일처리) 거기다 등록비도 있습니다 ㅠㅠ

 

[문제의 팬카드]

 

이걸 경기 당일날 했다가는 저처럼 한시간 반 전에 경기장에 도착해도 절대 킥오프 전에 경기장에 못들어갑니다. 

팬카드 만드는데만 2시간 걸렸습니다.. 후...

정말 만약에 여러분 중 누군가가 페렌츠바로시 경기를 보려고 하신다면 경기날 전에 미리 팬카드 만들어두십쇼... 

 

[빨간색으로 표시한 저기서 2시간 기다려 팬카드 만들고 돌아가면 드디어 티켓부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경기장 입장할 때는 등록한 손바닥 지문과 팬카드를 인식시키면 입장이 가능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저 티켓은 그냥 확인용이고 티켓 정보가 팬카드 안에 입력이 되는 거 같습니다.)

 

[드디어 입장]

 

2. 경기장 분위기

예전에 유럽여행으로 레알마드리드 경기와 레버쿠젠 경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상반됐던게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관광객의 비중이 상당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경기장에서 소리높여 응원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조용히 경기들 보는 마드리드 현지팬(?)]

 

반면, 바이아레나에서는 현지 팬들 사이에서 봐서 그런지 여기저기서 응원곡을 부르고 깃발을 흔들고 욕지거리를 하고맥주를 마시고...

 

[여기서 독일 욕을 배웠습니다]

 

여기도 후자와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현지 팬들이 대부분이고 어쩌다 저같은 외국인(?)이 보입니다.

하긴 부다페스트 여행을 와서 축구를 본다는 생각을 하는건 어지간히 축구에 미치지 않는 이상 못하겠지만요 (물론 저는했습니다...)

 

 

3. 경기력

사실 이 팀이 우승을 확정지어놓고, 지역 라이벌이긴 하지만 하위권의 MTK 부다페스트 팀과 치른 경기라 로테이션을 돌린 것 같습니다.

경기력이 구렸다는 거죠... 뒷공간 다털리고 수비는 실책하고 공격에서 패스는 다 끊어먹고... 

세징야 없는 대구 수준이랄까요? 

[세징야 있으면 우리가 이길듯 ㅋㅋ]

 

여튼 그래서 0:3으로 털렸습니다 ㅋㅋㅋ

킹치만 이미 얘네들 엄청난 승점 차이로 우승을 확정지은 상태인지라...

그러고 오늘이 시즌 마지막 홈경기라 트로피 세레머니를 하는거 같던데... 뭐 우승했으니 지든말든 상관없겠죠? 

 

[??? : 팀이 졌는데 웃고있어요!!! 우승 했잖아요!!!]

 

4. 울트라스

사실 좀 기대를 했습니다. 

꺼라에서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울트라스랬거든요

근데 제 기준엔 영... 

사진같은 이런 느낌이 없었거든요 ㅠㅠ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 출처 : 꺼라]

 

하지만 홍염까고 연막 터뜨리는 걸 보니 "아.. 내가 유럽에 왔구나"를 실감나게 느꼈습니다. 

얘넨 홍염을 까도 아무렇지 않게 소방대원이 대기하도 있습니다.

 

[아 쟤네 또 깠네...]

 

영상도 꽤나 찍어왔는데 대구스토 서버를 위해 올리지 않겠ㅅ...

이 형님들 경기 종료 5분 남기고 어깨동무해서 뛰어댕기는데 어우...

 

그리고 마지막 홈경기날이라 그런지 항상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신나게 장외도 조지십니다.

아... 엘도라도 마렵다...

 

암튼 이렇게 굴라쉬국 리그 찍먹을 마쳤습니다.

마치고 나서 돌아오는 길에 으슥한 곳이 참 많아서 건장한 남자 둘이도 바짝 긴장하며 복귀했습니다.

(어쩌면 다른 행인들이 긴장했을지도?!)

 

 

긴 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다음편(?)을 기대해주세요. (귀찮으면 안나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