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팀 직관 후기

솥 아웃 오피셜이 나오기 전 구단 안에서는 얘기가 돌았을 법한 시기였는데도 B팀은 똑같이 공 차더라. 

 

공격활로를 찾기 위해 백패스로 빌드다운하면서 전개방향을 찾는 거라고 보기에는 다소 과한, 백패스를 위한 백패스.

 

어째 보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겠지.

공격전개를 못 하니까 활로를 찾으려고 일단 볼 뒤로 돌려서 낮은 위치로 내리고 

공을 낮은 위치에 두니까 전방은 또 뛰어올라가다가도 옾사트랩 때문에 내려와야하고 그럼 또 공격 루트가 더 깝깝해지고.

 

유니폼 딴 색으로 입혀놔도 올시즌 A팀 축구 보고 암 좀 올라온 사람은

"얘네가 대구 B팀 맞긴 하구나" 하긴 할 듯.

 

박용희 선수 아버지 오셨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이 악물고 뛰긴 하더라. 전반에는 선제골 넣기도 했고.

후반에 역전당하고 1대2 2대3 으로 끌려갈 때 위에서 말한 문제가 도드라져서

박용희는 이미 80분대부터 쥐나서 터치라인 아웃되고 끊기는 상황마다 엎드려뻗쳐서 종아리 쥐난 거 풀겠다고 스트레칭 하고 있고

 

 

정치인은 공격상황에서 크게 도움이 안 됐음.

2골 박았는데 뭔 소린가 싶겠지만 실질적인 위협이 거의 안 됨.

공격 전개 상황에서도 터치 투박하니까 대전 애들이 좀만 눌러줘도 사이드로 밀려나거나 뚫어보려다 볼 뺏기고.

 

뭔 경기인지는 기억 안 나는데 예전에 1부 올라와서 역습상황이었는데 수비수 2명 있는 쪽으로 셀프로 각 좁히던 거.

그걸 4부에서도 그대로 하고 있더라.

 

수비 상황에서도 대전이 공 소유한 채 3선으로 공을 내리면 일단 압박은 하러  붙긴 하는데

대전이 패스를 돌리기도 전에 이미 정치인 머릿속에서는 어디로 볼을 줄지 결정되어있음

 

대전 중앙 센터백이 정치인 들어오는 거 보고 넓게 벌린 오른쪽 센터백에게 패스를 줬는데

그 패스 주기도 전에 정치인은 이미 중앙센터백 기준 7시 방향에 위치 잡고 백업 서 있던 왼쪽 센터백한테로 뛰어나감

경기 내내 그러더라. 아 쓰다 보니까 또 화나네.

 

중앙은 뭐, 가뜩이나 B팀에서라도 경쟁력 있는 애들을 죄다 A팀 끌고 갔으니 당연한 거긴 한데 

그래도 B팀에서라도 출전시간 꽤 받았다는 선수들이 아무 색채도 없고 눈길 가는 장면 하나 없었음.

분명히 인스타 선발 공지에는 배수민 선수 나왔다는데 후반 시작할 때까지 안 보여서 위장선발인줄 알았다.

신중은 이 팀이 가뭄에 콩 나듯 볼 소유했을 때의 굼뜬 전개를 다시 한 번 더 느리게 감속시켜버리고. 

닉값 너무 쎄게 하는 거 아니냐.

 

수비는 칭찬할 사람 딱히 없음.

대전 전병관한테 한골 주기도 했고 똑같은 패턴으로 5번을 뚫림. FM에서도 그 정도 하면

"대전의 전병관 선수는 우리 패널티 박스 안에서 계속 위협적인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조치가 필요합니다" 하고 수코가 조언해주던데

여기는 감독도 수코도 없어서 그런가 계속 냅두더라.

 

그나마 좋게 본 게 키퍼 이윤오, 그리고 오른쪽 윙백 김동현

 

그렇게 계속 수비진이 뚫리고 위협적인 슈팅이 나왔는데도 이윤오가 잘 막아냄

대전 공격수들이 전술에 의한 움직임 짜임새는 좋은데 개인 결정력이 없는건지 다 뚫어놓고는 각 없는 측면에서 슛 찬 게 좀 기억이 나는데

적어도 올시즌 초반에 B팀에서도 멍 때리다 80분대에 골 얻어맞고 가만히 서있던 최영은보다는 백배 나았음.

 

김동현도 대전의 왼쪽 라인이 계속 부분전술로 주고 받으면서 전진하려는 거를 잘 억제해줌

오히려 우리 중원과 센터백들이 못 받쳐주니까 하프스페이스에 고속도로가 놓여서 문제였지

 

 

결과적으로 형들 울산에서 깨박살날 때 대전까지 원정 가서 무라도 캔 건 좋은 거라고 생각함

감독 코치도 제대로 없고, 대전은 선수교체 5번 하는데

우리는 벤치에 필드플레이어 하나에 키퍼 둘이라 하프타임에 김태양이 키퍼 둘이 롱킥 연습하는 사이에 끼여서 공 차고 있다가 

막판에 한지율이 필드킷 빌려입고 교체 들어가는 거 보고 어이가 없더라

 

그래도 역전 2번 당한 경기 끝까지 이빨 깨물고 뛰어서 결국 극적 무승부였으니.

대전까지 가서 볼만한 경기긴 했음

 

근데 우리 B팀의 운영목적은 어쨌든 A팀에 수급할 양질의 유망주 배급인데

감독 코치도 제대로 없고 뭐 팀같은 짜임새도 없이

진짜 그냥 11대11 정규경기 경험치만 딱 먹을 수 있는 조건이라면

굳이 B팀 따로 운영해야 되나? 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