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구FC는 축구 그 자체, 모든 것을 보여준 느낌.

압박과 기만적인 방법으로 숫자싸움을 즐겨하며 주도적인 경기 운영을 하는 안익수의 서울을 상대로 우리가 이전보다높은 라인 형성과 선제적인 압박을 시도할지 생각을 못 했음. 

극심한 부진과 경기력 저하속에서 어차피 텐백을 해도 무실점 못 할 것만 같던 상태라서 내려앉아 역습만 바라지 말고 가마 감독때 처럼 쓸데없이 라인만 높은 엉성한 압박 형태가 아닌 공격-미드필더-수비가 촘촘한 압박 형태를 원했음. 원하기만 하고 안 될줄 알았는데 오늘 해냈네?

압박이라는 컨셉은 가마랑 일맥상통하지만 차원이 다른 것이 숙련도는 떨어져도 어쨌든 기동력과 활동량 좋은 중앙 미드필드 구성을 한 것과 압박 후 재정비와 포지셔닝을 통해 간격이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한 것이 경기내내 보였고 어떻게 화요일날 제주 원정을 치뤘는데 저런 회복과 압박을 통한 경기력이 나왔는지 무척 신기했음.

통계를 봤을 때 역습 위주의 경기를 펼쳤으나 압박을 통해 공간싸움에서 내려앉고 쉽게 지지 않으며 하프스페이스를 활용한 지공도 워낙 좋았기 때문에 오히려 성적이 좋았던 19,20,21시즌 승리 경기들중에서도 보기 드문 장면들이 나왔음. 베스트 경기 TOP5 안에 무조건 들 듯.

글이 길어졌지만 결국 본질적으로는 간절함, 믿을 수 없는 선수들의 엄청난 투지와 근성, 새로운 시도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까지 축구 그 자체, 모든 것을 보여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