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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아는 사람은 안다는 말에 대한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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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포츠에서 감독이라는 직업은 외로운 직업이다. 

선수, 팬, 프론트 사이에서 자기 전술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전술의 방향성이 옳고 결과가 뒷받침 된다면 이 세 요소는 감독으로서의 커리어를 끌어올리는 날개가 될 것이다. 

하지만 방향성에 차이가 생긴다면 감독이라는 직업은 끊임없이 상대를 설득하고 자기 전술을 설명하며 납득시키는 직업이다. 

 

선수들이 글을 올리는 걸보면 선수들에게는 설득을 잘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인터뷰를 생각하면 덕장까지는 아닌 것 같지만 적어도 채찍질만 하는 조련사처럼 선수들을 굴리지는 않은 것 같다.

(아니다 세징야는 굴렸다.)

요시노가 골 넣고 감독에게 안기는 장면, 김대원이 어린 시절 그와의 추억을 회상하는 글 모두를 보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그는 팬을 설득시키지 못했다. 감독대행이 된 후 대패한 전북전 이후 그는 눈물을 보였다. 

그리고 그 눈물은 잠시 팬들을 잠잠하게 했다. 팬들은 그가 전술적으로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해서가 아니라

코치로서 갑작스럽게 감독대행이 된 그의 막연함과 당황스러움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그는 눈물을 보였다.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지만 팀을 사랑하기에 그만 둘 수없다고 했다. 

지극히 감정적인 호소라는 면에서 위의 경우와 다르지 않으나 오히려 팬들의 반응은 더 뜨거웠다. 

이제는 그가 전술적인 해결책으로 팬들을 설득했어야 했기 때문이다.

감정적인 호소를 하기보다  강원원정 직후 서포터즈와의 간담회를 통해 앞으로 우리의 전술적 방향은 이러하다라고 설명했다면 

어쩌면 이리 처참한 이별은 아니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부자들의 굿바이 인사에 "우리는 압니다"라는 뉘앙스가 많은 걸 보면 더더욱 그렇다. 

그들은 감정적인 설득에 실패하고 팬들의 저항 속에 쫓겨나는 그 모습이 안타까웠겠지만 팬들은 앞으로의 계획을 모르는 상황에서 

이 팀이 걱정되어 감독직에서 그를 내린 것이다. 

 

프론트는 이번 일로 책임을 회피하려 해서는 안된다. 

이미 선수유출이 예견된 일이었는데 충원되지 않은 것은 큰 문제다. 

특히, 다양한 선수영입과 관련해 감독이 프론트를 설득하지 못한 것이라면 감독도 문제지만 프론트도 문제다. 

프론트는 빠르게 차기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한다. 나는 속도도 중요하지만 방향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차기 감독이 갖춰야 할 덕목은 "전술적 다양성"이어야 할 것이다. 

딸깍이라는 이름의 역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현실, 세징야, 에드가가 나이가 들고 센터백 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딸깍의 미래도 그리 밝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비 후역습이라는 기본적인 틀은 유지한 채로 플랜B를 만들 수 있는 감독이여야 할 것이다. 

 

쓰리백이 아닌 포백을 쓰기도 하고 

측면 돌파만이 아닌 중앙에서의 짧은 패스를 이용한 전개도 시도해보며

상대팀의 성향과 플레이에 맞게 맞춤형 전술을 들고 올 수 있는 감독

(어째 적다보니 조사장님의 만화축구가 생각난다)

 

물론, 찾기 힘들겠지만 찾는다 해도 단가가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어쩌면 좋은 선수보다 중요한 것은 그걸 만들 수 있는 감독이기에 이번에는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었으면 한다. 

 

추가적으로 코치진이나 스탭도 보강되어야 한다.

전술적으로 다양성을 추구하려면 코치진 내에서 끊임없는 토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올라온 선수들 심리분석 영상을 보면서 심리상태가 다소 힘든 선수들이 있는 것 같았다. 

심리분석가나 상담사도 고용해서 선수들 멘탈관리도 할 수 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결국 선수도 사람이기에 조급해지면 악순환에 빠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어수선하고 부족하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꿈이 있다.

레버쿠젠의 우승을 보며 언젠가 우리도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고 클럽 월드컵에 진출하는 시대가 오기도 할 것이라는 꿈 말이다. 

감독도 이런 꿈을 꾸는 사람이 오기를 바란다. 그 꿈을 꾸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뒷받침할 대안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꿈을 통한 감동과 대안으로 자기 주위의 장애물들을 자신을 돕는 존재로 바꿀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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