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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박창현 감독의 지킬 앤 하이드 축구

 

 

첫경기 기준이라 지금이랑은 빌드업 과정에서 쪼까 다른점이 있긴 한데 대충 큰 틀은 비슷하니 참고하셔도 좋을듯함

 

 

1. 사실은 전반 10분만 좋고 그 뒤로는 계속 불안했음

3-3-4.png.jpg

자세한 빌드업 과정은 노빠꾸 축구글을 참조하쇼. 일단 미들 써드 지역에서 3-3-4형태로 빌드업을 시작했다. 장성원이 올라가고 박재현, 벨톨라, 박세진이 라인을 형성하면서 하던데로 좌측면 위주의 빌드업을 진행했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이전 경기들에서도 어느 정도 보였지만 오늘은 유독 드러났던 문제점, 바로 대구는 무척이나 밥신(The Rice God)에 대한 의존도가 심하다는 점이다. 

 

 

 

탈압박 패스.png.jpg이 장면을 살펴보자. 낑깡새끼들 이름까지 내가 알아보기는 귀찮으니 편의상 1,2,3으로 칭한다.

 

 

tactical-board.com (9).png.jpg

위에서 보면 대충 이런 느낌이다. 박용희가 볼을 잡고, 1번이 박용희에게 프레스를 가하는 상황이다. 

 

 

tactical-board.com (10).png.jpg

박용희가 벨톨라에게 볼을 주고, 123번의 어그로는 모두 벨톨라를 향한다. 

 

 

tactical-board.com (11).png.jpg

벨톨라는 박재에게 볼을 주고 3번 뒤로 빠져나간다.

 

 

tactical-board.com (12).png.jpg

그리고 박용희가 123번 사이로 들어와 어그로를 끄는 사이 벨톨라는 압박 시퀀스에서 빠져나와 볼잡기 좋은 위치로 가고

 

 

tactical-board.com (13).png.jpg

뒤늦게 박재에게 어그로가 끌린 123번이 압박을 들어오지만 이미 공은 벨톨라의 발밑에 들어간 뒤다. 

 

 

이 장면에서 살펴볼 점은 모든 장면에 밥신이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는 예시 하나만 들어 단편적으로 살펴봤지만, 경기를 보다보면 밥신이 탈압박을 독박쓰고 있다는 점을 눈치챌수 있다. 그게 개인기량을 이용한것이든 아니면 삼자패스나 2대1패스를 이용한 것이든 간에 말이다.

 

 

벨톨라 축신.png.jpg

그래서 오늘 탄생한것이 바로 축신들만 얻을수 있다는 그 짤이다. 사실 보고 존나 감탄함과 동시에 탄식했다. 아 밥신 나가면 팀 꼬라박을각이 나왔구나.

 

 

주어진 선수를 잘 활용하는것도 (그것이 비록 선수 한명에게 의존하는 것일지라도, 의존조차 똑바로 못하는 감독도 천지삐까리다) 감독의 능력이니 딱히 뭐라하고 싶지는 않다. 어쨌든 전반 10분은 대구의 페이스로 흘러갔다. 솔직히 전반전 초반엔 개지렸자너 이건 즙동수호단도 인정할거임.

 

 

그런데 김학범 감독도 딱지치기해서 p급을 따진 않았으니 당연히 이에 대해 대책을 냈다.

 

 

2. 몸빵으로 조지자

사실 축구도 축구지능이니 오프더볼이니 시야니 다 따지기 전에 일단은 '운동'이다. 그러니 일단은 발 빠르고 피지컬 좋은 놈이 반절은 먹고 들어감과 동시에 조르지뉴처럼 축구는 잘하는데 운동은 존나게 못하는 새끼는 반쪽짜리라고 놀림받는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다.(벨톨라가 피지컬이 약하다는말이 아니다.)

 

 

밥신의 탈압박쇼에 대한 김학범 감독의 대답은 가장 단순무식하지만, 때로는 존나게 효과적인 방식, '몸빵'이었다.

 

 

 

이탈로 압박.png.jpg

이탈로(190cm, 87kg)를 맨마킹으로 붙인 모습이다. 경기를 보다보면 이탈로가 계속 밥신의 위치를 곁눈질로 확인하는 모습 또한 관찰할수 있다.

 

 

그리고 학범슨은 이왕 피지컬로 조지기로 한김에 센터백에서 패스 커팅하면서 돌아다니는 키는 작지만 성가신놈 하나를 더 처리하기로 결정하셨다.

 

 

 

황재원을 조지는 유리.png.jpg

이미 황재원은 찢산전에서 마틴 아담을 상대로 약점을 노출한적이 있는바, 이를 참조하여 유리 조나탄(185cm, 78kg)을 지속적으로 황재원과 매칭시켰다. 근데 이건 그냥 곁다리고, 핵심은 이탈로가 벨톨라를 스토킹하는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밥신께서는 본인보다 대가리 반 개 쯤은 더 큰 짐덩어리를 달고서도 여전히 클라스를 입증하셨고, 황재원은 여전히 패스커팅과 빌드업 작업을 계속해서 해나갔다. 그리고 밥신께서 뒤에서 조빠지게 탈압박 하고 찬스메이킹 하시는 동안 우리의 공격진은 찬스를 모조리, 깡그리 다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전은 그럭저럭 대구의 우세로 흘러갔다. 

 

 

3. 보완된 노빠꾸 축구

전반전의 문제점을 느낀 박창현 감독은 후반전 전술변화를 가져왔다.

 

tactical-board.com (14).png.jpg

후반전 초반엔 기본 대형이 3-5-2에 가까웠다.

 

 

tactical-board.com (15).png.jpg

빌드업을 시작하면 황재원이 3선으로 전진하고, 장성원, 홍철이 중앙으로 좁혀 들어와 사실상 중원에 6명을 둔 2-6-2에 가까운 형태로 쪽수의 불리함을 해결하고자 했다.

 

 

tactical-board.com (17).png.jpg

홍철과 장성원은 완전히 좁혀들어와 더블 피보테를 형성하고 특이하게 장성원이 extremo izquierdo, 즉 좌측 윙어 자리까지 대각선으로 침투한다. 정재상 또한 좌측으로 내려와 빌드업에 가담하고, 반대편의 고재현은 넓게 벌려서고, 박세진은 하프스페이스로 이동한다.

 

 

tactical-board.com (18).png.jpg

볼이 파이널 써드를 넘어 페널티 박스 근처까지 오면 장성원은 완전히 윙처럼 움직이고, 박용희가 사이드로 벌리면서 고재현이 중앙으로 침투하여 득점기회를 노리는 방식으로 빌드업을 계획했다. 

 

 

 

3.5. 압박

잠깐 다른 얘기를 하자면, 현대 축구에서 압박은 필수요소이다. 이거 안하는 팀은 없다 (즙동님도 압박은 하셨다). 압박도 깊게 들어가면 여러가지 있지만, 다 때려치우고 하나만 얘기하자. 일단 압박을 시도때도 없이 할수는 없다. 90분 내내 사람이 뛰댕길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래서 우리는 압박을 시작하는 시점, 즉 압박 트리거(Press trigger)를 약속하고 압박을 한다.

 

 

가장 보편적인 압박 트리거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박창현 감독이 자주 쓰는것은 

  1. 상대팀 풀백이 상대팀 수비진영에서 볼을 잡았을 때
  2. 상대팀 수비진영에서 불안한 볼 터치가 나왔을 때 

크게 이 두가지 정도라고 본다. 왜 굳이 상대팀 사이드백인가?

 

사방 X.png.jpg

중앙에서 압박을 하면 동그라미를 기준으로 4면(상하좌우)이 다 빈다. 여기를 커버할라면 피똥싼다.

 

 

사방 O.png.jpg

반면 사이드에서는 2면이 막혀있기 때문에 그만큼 덜 수고를 해도 된다.

 

 

2번은 뭐 당연하다. 상대팀 진영에서 볼을 끊으면 바로 득점기회가 나오니 크게 어려울 것도 없다. 

 

 

 

4. 압박 타이밍 자체를 안줬음

 

우리의 압박에 대한 학범슨의 대응은 또 간단했다. 그냥 롱볼만 뻥뻥 찼다. 축구 존나 쉽게 한다. 

 

 

제주 전반.png.jpg

제주의 전반전 패스맵이다. 우리가 좌측 위주의 빌드업을 가져가는건 방구석에 박혀있는 나도 알 정도니 타팀 감독들은 다 안다고 보면 된다. 제주 기준 왼쪽(우리 기준 오른쪽 빈부분)에 패스가 많다. 학범슨은 왼쪽으로 치우쳐서 비어있는 우리의 오른쪽을 공략하고자 했던것 같다.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잘 안됐다.

 

 

제주 후반.png.jpg

반면 제주의 후반 패스맵이다. 화살표 길이가 더 길다. 그리고 뭔가 김학범 머리숱 마냥 화살표 빈도도 듬성듬성하다. 압박 트리거 자체를 안줄려고 사이드백한테 패스도 안주고 제주진영에서 볼도 안돌리고 롱볼만 신나게 찼다는 말이다.

 

 

아까 우리팀의 압박 트리거가 상대팀 사이드백이 볼을 잡거나 상대팀 수비진영에서 불안한 볼 터치가 나왔을때라고 했다. 이 조건들을 만족시켰을때, 우리는 비로소 압박에 들어간다. 

 

 

 

하지만, 사이드백이 볼을 안잡고, 상대팀 수비진영에서 볼이 안돈다면, 압박은 그럼 도대체 언제 시작해야 하는가?

 

 

 

 

 

 

5. 결론

세징야 에드가 틀딱 다되서 압박을 안한다? 고재현 존나 못한다? 노인네 둘이 들어오니 에너지 레벨이 떨어졌다? 다 맞는 말이다. 세징야 전방압박 시늉만 하는거 다들 쉬쉬하지만 솔직히 알 사람은 다 안다. 에드가도 걸어다니는 모습이 뛰댕기는 것보다 더 많이 관찰되는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난 다 제껴놓고, 전술싸움에서 털린 것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본다. (여러분말 다 맞음. 세징야 압박 안하고 온더볼 개판이었고, 에드가도 압박 안하고 고재현은 버로우 존나게 타고한걸 부정하는게 아님)

 

다들 후반전 보면서 '이거 즙동볼이랑 비슷한 똥꾸릉내인디?' 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을것 같다. 그럴수 밖에 없다. 압박 트리거 자체를 안주고 계속 우리 진영으로 롱볼만 뻥뻥 차는데 압박 트리거가 있을리 만무하다. 압박을 못드가니 상대팀은 하고싶은거 다 하고, 우리는 준비할 틈도 없으니 빌드업도 무너지는게 당연하다. 

 

 

 

 

 

 

솔직히 1로빈쯤은 우려먹을수 있을줄 알았는데 벌써 파훼책이 나오니 좀 당황스럽긴 함 개축 존나 어렵네ㅋㅋ

 

 

 

 

 

+고재현은 진짜 폼좀 올려야할듯. 후반전에 몸싸움 하자마자 갓 태어난 새끼사슴마냥 풀썩 쓰러지는거 보고 혈압 올라 뒤질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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