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은 꽤 많은 걸 할 수 있는 시간이다.
본인의 스펙을 위해 토익 LC를 풀 수도 있고 가족과 행복한 외식을 할 수도 있으며
넷플릭스에 고전 명작을 보며 주말을 힐링의 시간으로 만들 수도 있다.
친구를 만나며 한 잔할수도 있고 교회나 성당에서 종교생활을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왜 팬들은 90분의 시간을 그대들에게 들이는가..
대구FC가 우리에겐 친구이고 가족이며 나 자신이기도하고 어쩌면 신앙같은 것 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세징야가 말했다. "가족은 가장 힘들 때 함께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대들에게 묻는다. "함께 하는 동안 그대들은 최선을 다했는가?"
축구 문외한으로서 감독의 전술, 판단, 선수 개인의 기량은 별론으로 하고 3연패의 경기 동안 "투혼"이 있던가?
내가 오늘 본 투혼은 김진혁의 골을 막는 태클, 고재현이 부상을 당해도 어쩔 수 없이 뛰는 모습, 그게 전부였다.
지고 있는 경기, 골득실차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왜 그 누구도 박스안으로 들어가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가?
어차피 성공하면 골, 실패하면 골킥 뭐가 무서워 망설이는가...
개인적으로 이탈로를 에드가보다 신뢰하지 못하는데 그 이유가 바로 위와 같다.
에드가는 볼터치가 예전만 못할지라도 어떻게든 골을 넣으려 뛰고 버티고 연결한다.
이탈로가 케이리그의 심판에 적응해야 하겠지만 오늘 보여준 모습은 실망 그 자체라고 안할 수가 없다.
다시 팀 전체적인 부분으로 돌아와서
이찬동이 부디 지금의 무사안일주의를 깨줄 수 있는 망치가 되어주길 바란다.
내가 욕먹지 않는 안전한 플레이같은 건 없다. 결과론적으로 욕먹을지언정 선수라면 그 순간 슛이든 패스든 결정해야 한다.
나는 비극적으로 시즌이 끝나더라도 대구 경기를 여전히 볼 것이다. 가족이니까
그러나 웃으며 보고 싶다.
그 소원만 이뤄줬으면한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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