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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광주 전술 리뷰] 고재현 없는 대구의 수비는 어땠을까? 간담 서늘했던 이정효의 한 수

title: 작가콘Wenger 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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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대구와 광주의 전술 싸움이 너무나도 재밌었고, 짚고 싶은 포인트들이 많아서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1) 수비 상황에서의 백미였던 박용희와 황재원

박창현 감독이 들어오면서 대구가 달라진 점은, 1) 상대가 후방 빌드업을 할 때 앞을 보는 상황에서는 강렬한 압박을 하지 않지만, 2) 상대의 백패스가 발생하는 장면에서는 지정된 마크맨에게 강렬한 압박을 가하면서 상대의 실수를 유발하거나, 상대의 롱킥을 유도하면서 볼 소유권을 되찾아 오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이 날도 다르진 않았는데요, 상대가 전형적인 4-2 빌드업과 한 명의 풀백이 안으로 들어오며 3-2 전형을 이루며 번갈아 가면서 빌드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응해, 전술적 마크맨을 지정해두어 압박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가장 어려운 역할을 맡은 것은 박용희였습니다. 이날 박용희는 팀의 움직임에 따라서 벨톨라가 전진 수비를 할때는 상대 중앙 미드필더를 마크하며 밸런스를 유지했고, 상대의 볼이 본인의 측면 (주로, 두현석)으로 볼이 넘어왔을때는 적극적인 스프린트를 끊으며 상대를 강렬하게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압박 형태.JPG

 

이 날 광주의 가장 빌드업의 기준점은 광주의 오른쪽이라고 할수 있는데요, 두현석과 박태준의 콤비플레이를 활용해서 박용희를 넘어서며 대구의 1선과 2선 압박을 넘어서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이듯, 두현석이 측면에서 볼을 잡았을때는 박태준의 박용희의 시선 뒤쪽에서 튀어나와 중앙에서 볼을 받으려했고, 두현석이 안으로 좁혀 드리블 해왔을때는 다시 한번 박용희의 시선 밖으로 빠져나오며 측면 공간에서 볼을 받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두현석 안으로 박태준 밖으로 대구 미드필더가 좁혀짐.JPG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박용희는 지속적으로 수비 형국에 대한 상황 인식을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판단 미스가 나오더라도 본인의 피지컬 능력을 활용해서 빠른 스프린트로 커버해내는데 성공하였습니다. 본인들의 마크맨이 어느정도 정해져 있던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본인의 판단력을 요구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했음에도 본인의 수비적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내렸을 떄의 수비 상황 뿐만 아니라, 상대가 백패스를 진행하려 할때 빠르게 치고 나가며 상대의 후방 빌드업에도 압박을 주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았고, 실제로 이는 아래 득점 장면으로 이어지기도 하였습니다.

 

 

 

 

 

박용희가 고군분투했던 대구의 좌측면 수비와 다르게 대구의 우측면 수비는 황재원과 정호연의 매치업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이 날 광주는 시트지 상 투톱으로 출전했던 정호연에게 사실상의 메짤라 역할을 맡기며 대구의 미드필더 공간 뒷쪽을 많이 활용하려고 했습니다. 실제로 광주의 첫 골 전개 장면에서도 정호연이 공격수 자리에 머무는 것이 아닌, 박세진의 수비 범위 밖으로 빠져나가며 볼을 받아 드리블한 후, 이건희에게 전달하며 골이 발생했습니다 (아래 두 그림).

박세진 시선 밖으로 나와서 볼을 받는 정호연.JPG

 

 

 

 

또한, 광주는 대구의 전방압박 형태에 대응해 공중볼이 강한 대구의 수비진쪽으로 롱킥을 통해 압박을 빠져나오기 보다는, 아래 그림과 같이 정호연이 다시 한번 메짤라 자리로 들어오며 대구의 압박을 역이용해 볼을 받아 전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대구 대인마크지만 정호연이 다시 한번 메짤라 위치로.JPG

대구는 이에 대응해 황재원을 수비라인에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전진시켜 전술적 대인마킹을 하도록 지시하며 광주의 후방 빌드업을 틀어막았습니다. 이를 통해 재미를 보자, 대구는 전반 중반이 지나갈 때 쯤 압박 상황에서 뿐만 아니라 지공 수비 상황에서도 황재원을 미드필더로 올려놓고 4-5-1과 같은 형태로 플레이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잘 먹혔던 전반의 수비 형태는 후반 이정효 감독의 교체와 함께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4141 처럼 서니까 메짤라공간 박살.JPG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광주는 윗 그림과 같이 정호연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로 내리고 엄지성을 투입하며 정호연이 수행했던 톱에서 내려오며 미드필더 역할을 하는 것 아니라, 전형적인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하게 됩니다. 이는 구조적으로 4-5-1 수비 형태에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대구의 수비형 미드필더 양 옆공간을 활용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정효의 감독의 이 한 수는 대구를 후반 내내 힘들게 하며 아래 그림과 같은 딜레마에 빠지게 합니다.

 

대구의 딜레마.JPG

 

엄지성과 박태준이 지속적으로 황재원의 양 옆 공간에 활동하게 되면서, 대구는 포켓 공간에 대한 대응을 고민하게 됩니다. 1) 일단 기본적으로 양 공격형 미드필더가 대구의 센터백들과 마주하게 되면서 4대5 구도의 수적 열세에 빠지게 됩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2) 대구가 포켓 공간을 막으러 미드필더를 내리게 되면 상대 센터백들의 공격 시작점이 골대와 더 가까워지면서 상대를 더 눌러놓고 경기를 할 수 있게 되고, 세징야는 그 속에서 고립이 되게 됩니다. 3) 대구가 이 공간을 수비수들의 개인기량으로 막기로 하고 미드수비 간격을 좁히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수비진들은 서로의 공간을 커버해주기 위해 자연적으로 중앙으로 좁혀드는 형태가 발생할 수 밖에 없게 되고, 광주의 측면 공간은 더욱 더 활짝 열리게 됩니다. 실제로 이정효 감독은 대구가 3번을 선택하자 이 포인트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측면 공격이 장기인 이상기를 투입하고, 아래와 같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결과론적으로 봤을때 상대에게 포켓 공간을 허용하고 지나치게 내려 앉지 않았던 것이 전환 상황에서의 PK로 이어져 승리하는데 성공했지만,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굉장히 아슬아슬했던 선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래 광주의 슈팅맵을 살펴보았을 때 골대 바로 앞에서의 위협적인 찬스들이 전술 변화 이후 더 많이 발생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반 후반 차이.JPG

정리하자면, 이정효 감독의 무서운 수였지만, 대구의 수비 집중력과 전환 상황에서의 한 방으로 결국 대구는 승리를 거두었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경기를 하였습니다.

 

세줄 요약)

1. 이번 경기 박용희의 수비 기여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괜찮았다.

2. 광주는 정호연을 통해서 풀어나오기도 하였지만, 황재원으로 대구는 대응했다.

3. 이정효가 위협적인 수를 두면서 대구를 위협하였지만, 결정력이 부족했고, 대구는 전환 상황 한 방으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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